경기도·부산 등 준공 후 악성 미분양 큰폭 증가
"지역별 청약 수요 쏠림 지속 전망" 분석도
   
▲ 부동산 시장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준공후 미분양(악성 미분양) 물량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사진은 경기도 한 택지지구 내 아파트 전경. 기사와 관계없음./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최주영 기자]부동산시장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 물량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는 전국에 38만여가구의 새 아파트 물량이 공급되는 가운데 적체 물량을 소화하지 못할 경우 악성 미분양 우려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준공 후 미분양 가구수는 총 1만6738가구로 전월 대비 0.6%(100가구) 증가했다. 지방은 1만3935가구로 전월 대비 1.5% 감소했지만, 수도권은 12.4%(2803가구)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 가구수가 1만6000여가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0월(1만7581가구)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9월 1만4946가구로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악성 미분양이 늘어난 배경은 9·13 대책에 이어 대출규제 등으로 주택시장 침체가 연말까지 이어진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지난해 10월 1만 건이 넘었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1월 3552건, 12월 2304건으로 급감했다. 올해도 거래량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 29일 기준 1월 매매거래량은 1553건으로 전년 동월(1만198건)의 15%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방 지역도 거래가 줄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지방 주택매매거래량은 2만9695건으로 전달(3만1883건) 대비 6.9% 줄었다. 충북 거래량이 1463건으로 전달(1842건) 보다 20.6% 줄었다. 반면 세종은 377건 거래돼 전달 대비 36.1% 늘었다.

악성 미분양의 지역별 편차는 뚜렷하다. 특히 서울 수도권은 작년부터 공급물량이 증가한 경기도에서, 지방에서는 부산, 충북. 경북 등에서 악성 미분양이 증가했다. 

지난달 서울·인천의 악성 미분양 가구수가 각각 5%, 11% 줄어든 가운데 경기도 지역에서만 18.8%(370가구)가 늘었다. 미분양은 증가하는데 주택 공급이 지속되면서 과잉공급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방은 전 지역에서 악성 미분양이 줄어든 가운데 부산은 46.3%(183가구)로 큰 폭 증가했다. 이어 충북(8.8%), 경북(6.1%) 순으로 악성 미분양 가구수가 많았다. 

올해도 입주물량이 크게 증가할 예정인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서 미분양 우려는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정부의 3기 신도시 지정에 따른 물량 확대가 예상되는 경기도에서 악성 미분양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신규 입주 물량은 38만 가구다.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분양물량은 각각 4만2000여가구, 16만1929가구다. 경기가 11만2195가구로 가장 많은 가운데 이외 수도권에는 서울 7만2873가구, 인천 3만9744가구가 잡혔다.

수도권에는 지난해 위례신도시, 검단신도시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이 공급된다. 지방에서는 부산이 3만7419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이 잡혀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올해도 38만가구의 주택 공급이 예정된 가운데 분양을 앞둔 물량보다 적체된 물량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역별 청약 수요 쏠림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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