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기업들의 배당촉진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지자 배당주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배당주 펀드란 배당을 많이 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39개 국내 배당주 펀드로의 순유입액은 24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일반 주식형 펀드에서 2조6014억원이 순유출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6월에만 2208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달에도 일반 주식형 펀드에서 4281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데 반해 배당주 펀드로는 34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펀드별로는 신영밸류고배당(2009억원)에 올 들어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베어링고배당플러스(500억원), 베어링고배당(307억원), 신영프라임배당(298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272억원) 등도 자금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처럼 배당주 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정부의 배당확대 유도 정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한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은 내수 활성화를 위해 기업의 배당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 기업들의 사내 유보금에 대한 과세를 검토 중이다. 기업 내부에 쌓아둔 현금을 배당으로 지급하면 가계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대만의 경우 1998년 사내 유보금에 세금을 부과한 이후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이 꾸준히 높아졌다. 당시 1.0% 수준에 불과했던 대만 증시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현재 2.9%를 기록하고 있다.

주주들의 배당확대 요구도 자금 유입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헤지펀드 등 삼성전자의 주요 외국인 기관 투자자가 삼성전자 경영진과의 비공식 회의에서 주주환원정책 확대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비중이 높은 다른 기업들의 배당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배당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만큼 향후 배당주 펀드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배당확대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면서 기업들이 배당금을 늘릴 가능성이 커졌다"며 "배당수익률이 증가하면 배당주가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중요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배당주 펀드의 성과도 양호하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5.90%로, 같은 기간 일반 주식형 펀드 수익률(-0.03%)을 크게 웃돌고 있다. 장기 수익률도 ▲1년 12.97% ▲2년 31.56% ▲3년 10.17% 등으로 우수한 편이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