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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에 발목 잡힌 석화·정유…고부가로 돌파 모색
국제유가 제자리 걸음…수급 개선 난항
석화업계, 에틸렌 공급과잉 심화 우려
승인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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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2-04 08: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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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나광호 기자]석유화학·정유업계가 공급과잉의 여파로 '슈퍼사이클'에서 '다운사이클'로 급속하게 접어드는 가운데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 확대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브렌트유·두바이유의 평균값은 배럴당 59.2달러로 집계됐다. 당초 증권업계와 정유업계 일각에서는 사우디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및 베네수엘라 사태 등으로 국제유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국제유가는 한 달 가까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미국산 셰일오일 공급과잉 우려 등이 원인으로, 미국은 지난해 사우디와 러시아를 제치고 생산량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70년 만에 원유 및 정제유 수출량이 수입량을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이 이처럼 에너지 수출국 도약을 모색하는 이유로는 △중동 산유국에 의한 유가 상승 방지 △연방정부 재정적자 축소 의지 △셰일업계 채산성 증가 등이 꼽힌다.

이는 1970년대 OPEC이 주도한 '오일쇼크'의 악몽을 다시 겪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OPEC이 감산을 통해 유가를 올리려고 할때마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으며, 산유국들이 벌인 '치킨게임'의 터널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셰일오일의 채산성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면서 현재의 국제유가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제마진이 4분기째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4.5달러에도 미달한 탓에 정유사들의 정유부문 수익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휘발유의 경우 판매를 통해 이익이 아닌 손해를 본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정유사들은 이에 대해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고부가 저유황유와 경질유를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을 노리고 있으며, 석유화학·윤활기유 등 비정유부문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LG화학 대산공장·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야경·금호석유화학 고무공장·한화토탈 대산공장 전경/사진=각 사


석유화학업계는 미국 내 에탄크래커(ECC) 증가에 정유사들의 석유화학투자가 겹치면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셰일가스에서 추출한 에탄을 분해하는 설비인 ECC는 합성고무와 플라스틱을 비롯한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를 생산할 수 있으며, 롯데케미칼도 미국 루이지애나에 건설 중인 연산 400만톤 규모의 설비가 올해부터 가동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가격도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에틸렌 가격은 지난해 9월까지 톤당 1200달러에서 1300달러 후반에 형성되면서 석화업체들의 실적을 견인했으나, 이후 800달러 선까지 급락하면서 국내 NCC업체들의 영업이익률 감소를 야기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와 올해 NCC와 ECC 설비 증가에 따른 생산력 증가로 오는 2021년 에틸렌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200만톤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납사의 비중을 줄이고 부생가스·액화석유가스(LPG)·중질유 등 다른 유분을 투입할 수 있는 설비를 통해 원가절감을 모색하는 한편, 신성장동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LG화학은 고부가 제품과 흑자전환에 성공한 전기차배터리 사업을 선봉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정호영 LG화학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달 30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전기차배터리가 5조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인수합병(M&A)와 특화제품 개발 등으로 업황 악화에 대비하고 있으며, 한화 화학부문은 태양광사업과 합성수지 사업을 필두로 수익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만성적 고무 공급과잉을 겪고 있는 금호석유화학도 NB 라텍스 공장 증설을 통해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급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반덤핑·비관세 장벽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견제가 이어지고 있어 걱정"이라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기술개발에 전념, 시황에 둔감한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면 '전화위복'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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