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오세훈·홍준표 ‘3강’ 구도…후보별 강점·약점 뚜렷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2·27 전당대회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됐다. 특히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출마자격 시비가 일단락되면서 당권을 향한 경쟁 구도에는 더욱 불이 붙을 전망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 대표에는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을 비롯해 홍준표 전 대표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 원내에서도 안상수 의원을 시작으로 김진태·주호영·심재철·정우택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아직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오 전 시장은 설 연휴 이후 출마를 공식화할 계획이다.

총 8명의 주자가 경쟁을 펼칠 당 대표 경선에서는 일단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 홍 전 대표의 3강 구도가 뚜렷하다. 특히 황 전 총리는 출마 당일 발표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누르고 1위로 올라서는 등 대중적 지지도 면에서 타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정치 신인이 바로 당 대표로 직행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당권을 놓고 경쟁을 펼치는 후보 중 일부도 황 전 총리가 정치 경험이 부족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여기에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를 한 만큼 ‘적폐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황 전 총리와 함께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오 전 시장은 확장성이 강점이다. 

세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5일~28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황 전 총리(14.9%)에 이어 높은 지지도를 얻은 오 전 시장(14.4%)은 연령별·지역별·지지정당별 선호도가 고른 분포를 보였다. (응답률 15.8%, 95% 신뢰수준에 표준오차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과거 박원순 시장에게 서울시를 넘겨준 무상급식 자충수의 악몽이 아직 당원들의 뇌리에 남아있는 점은 오 전 시장에게는 악재다. 때문에 확장성이 크다는 장점을 살리는 것은 물론 ‘집토끼’를 얼마나 사수할 수 있느냐가 이번 전대 결과를 가를 관건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지난달 30일 출마 선언을 한 홍 전 대표 역시 ‘TV홍카콜라’를 통해 쌓은 온라인에서의 지지도가 강점으로 보인다. 보수 지지층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센 발언’을 듣고자 모인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만 24만 명을 넘는다. 누적 조회수도 1200만 회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지난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홍 전 대표가 다시 당 대표직에 도전하는 게 옳은지를 놓고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이를 의식한 듯 홍 전 대표는 출마선언식에서 “지선 결과에 책임지고 당을 떠나며 ‘홍준표가 옳았다’는 국민의 믿음이 있을 때 돌아오겠다고 여러분과 약속했다”며 “지금은 좌파정권과 치열하게 싸워야 할 때”라고 했다.

   
▲ 황교안 전 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 1일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하는 자유한국당 행사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