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행보가 또 다시 엇갈리고 있다. 펀드 환매 물량이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외국인이 지수를 끌어올리면 기관이 2000선을 터치한 후 또 다시 파는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경우 수출주를 사고 내수주를 파는 패턴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기관의 경우에는 펀드 환매 물량이기 때문에 특정한 패턴이 없다. 결국 양쪽의 힘겨루기로 시장은 다시 박스권에 갇히게될 운명으로 점쳤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11시10분 현재 외국인은 국내 시장을 577억원 사고 있다. 반면 기관은 금융투자와 투신을 중심으로 209억원 순매도다.

   
▲ 외국인과 기관의 엇갈린 행보는 최근 12거래일째 계속되고 있다/뉴시스

이같은 외국인과 기관의 엇갈린 행보는 최근 12거래일째 계속되고 있다. 지수가 1999에 이르렀던 지난 1일부터 외국인은 국내 시장을 1조3000억원 넘게 사들이고 있다. 반면 기관은 1조4000억원 넘게 팔고 있다. 기간만 따져도 12거래일째 엇갈린 행보다.

낯설지 않은 형국이다. 올해 계속 외국인과 기관은 이렇게 지루한 줄다리기를 펼치고 있었다. 지수가 2000선을 터치하는 동안 외국인이 사들이다가 2000선이 넘으면 기관이 매물을 내놓아 다시 미끌어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외국인이 이 기간 사들인 종목을 보면 수출주 위주다.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IT와 자동차의 대표 업종을 샀으며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은행주도 사들였다. 반면 음식료 업종을 내다 팔았다.

기관은 뚜렷한 매매 패턴이 없다. 개인의 펀드 환매 물량이므로 기관으로써는 패턴을 가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에도 2000선을 두고 기관과 외국인의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기관의 매도세는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다시 펀드 환매 물량이 나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외국인의 경우 2000선 아래에 있을 때 벨류에이션이 싼 것을 보고 들어온 물량이라는 분석이다/뉴시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기관의 매도세는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다시 펀드 환매 물량이 나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외국인의 경우 2000선 아래에 있을 때 벨류에이션이 싼 것을 보고 들어온 물량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지수가 2000선에서 계속 뻗어간다는 기대감이 약화돼 있어 2000선 언저리에서 기관이 차익실현에 나섰다"며 "현재 시장 플레이어들의 국내 시장 기대감이 중립 수준이라 기관과 외국인의 엇갈린 행보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