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단지 전셋가 1~2억원 하락...이달 8730가구 공급에 '수요 위축' 우려
   
▲ 서울 중구에서 바라본 중구,동대문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깡통주택’이나 ‘역전세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입주물량이 대거 공급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은 59.4%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 10월부터 줄곧 60% 이상을 유지하던 서울 전세가율은 지난해 11월 59.6%를 기록하며 60% 선이 처음 무너졌다. 특히 강남에서는 송파구 전세가율이 49.9%로 가장 낙폭이 컸고 강북에서는 동대문구가 16.8%포인트 하락했다.

주요 단지의 전셋값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2017년 입주한 강동구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면적 59㎡의 경우 전세가격이 5억9000만원에서 지난달 4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암사동 선사현대아파는 지난달 말까지만 하더라도 82㎡이 5억원대 이상이었지만 지난달 4억원 밑으로 거래됐다.

국내 최대 아파트 단지인 헬리오시티의 경우 지난해 말 9510가구 규모의 물량이 입주를 시작하면서 84㎡ 기준 전세가격이 7억~8억원대에서 최근 보증금 3억원대(지난 28일 실거래가 기준)에 계약됐다. 최근에는 4억원 중후반에도 매물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집값 상승기에 이른바 ‘갭투자’(전세를 낀 투자용 주택 매입)를 했던 집주인들의 전세금 반환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가격이낮아질수록 비용부담이 커지는 것은 자금이 부족한 입주 예정자들”이라며 “역전세난이 심화할 경우 급매에 매물들이 나오기도 하고, 결국 매매가격 또한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금을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드는 전세보증 상품의 가입 건수도 2배로 늘었다. 주택도시보증이 지난해 신규 취급한 반환보증 규모는 총 19조364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늘었다. SGI보증보험을 통한 전세금보장신용보험 신규 가입 금액은 3조9715억원으로 47.6% 늘었고, 가입 건수는 2만5115건으로 39.6% 증가했다.

여기에 2월 입주 물량이 늘어난 점도 전세가율 하락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서울지역에만 14개 단지 8730가구가 공급된다. 강북 지역에서는 성북구에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와 래미안 아트리치 2개 단지 물량이 3443로 전체 중 40%에 달한다.

입주물량이 늘면서 새 아파트 전셋값도 낮아지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달 입주하는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59㎡의 전세가격은 3억2000만원부터 최고 7억원대에 시세가 형성됐지만 같은평형 매매가격은 7억5000만원부터 시작한다. 최고매매가는 15억원대에 나왔다.

이달 강남 개포동에 입주를 앞둔 래미안블래스티지 현재 49.9㎡ 매매가격 시세는 12억 7000만원대지만 같은평형 전세 매물은 최저 4억대부터 시작하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전세수요가 줄어들면서 서울 전체 자치구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그럼에도 입주물량은 늘어나면서 수요 대비 공급이 높아져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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