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왜그래 풍상씨'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잇따라 경신하며 '황후의 품격'을 바짝 추격했다. 막장 드라마를 따라잡는 데는 막장 드라마가 제격인 것처럼 보인다. 또한 '왜그래 풍상씨'는 편성 덕도 봤다. 

7일 방송된 지상파 수목드라마가 시청률 면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KBS2 '왜그래 풍상씨' 19회, 20회 시청률은 각각 11.8%, 12.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 방송돼 자체 최고를 기록했던 18회의 11.0%를 넘어선 새로운 기록이었다.

같은 시간대 방송된 SBS '황후의 품격' 43, 44회는 12.2%, 14.5%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MBC '봄이 오나 봄'은 이날 1.9%, 2.0%의 시청률에 머물렀다. 여전히 수목극 1위는 '황후의 품격'이며 '왜그래 풍상씨'가 2위다.

하지만 '황후의 품격'과 '왜그래 풍상씨'의 격차가 확 좁혀졌다. '황후의 품격'은 최고 시청률 17.9%(지난해 12월 27일 방송된 24회)까지 찍었으나 이후 정체 또는 후퇴하고 있다. 그 틈을 타 '왜그래 풍상씨'가 1.8%포인트 차까지 바짝 따라붙었다. 

   
▲ 사진=KBS2 '왜그래 풍상씨', SBS '황후의 품격' 포스터


두 드라마는 현대판 황실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암투와 복수극('황후의 품격'),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가족 드라마('왜그래 풍상씨')라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상황 설정이나 극 전개가 이른바 '막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황후의 품격'은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 '언니는 살아있다' 등으로 복수 막장극의 대표주자가 된 김순옥 작가 작품이다. '왜그래 풍상씨'는 '왕가네 식구들', '수상한 삼형제', '소문난 칠공주' 등 가족형 막장극의 대모인 문영남 작가 작품이다. 두 작가 모두 역대급 시청률로 많은 드라마팬들의 열광적인 성원을 받아온 것도 비슷하다.

'황후의 품격' 독주 체제에 '왜그래 풍상씨'가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한 것을 보면 명품 막장 드라마의 맞대결이 불꽃을 튀기는 것 같아 흥미롭다.

'왜그래 풍상씨'의 상승세는 편성 덕을 본 측면도 있다. '황후의 품격'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6일 결방했다. '왜그래 풍상씨'는 지상파 수목극 가운데 유일하게 이날 정상 방송을 해 드라마 팬들의 갈증을 달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7일에는 '왜그래 풍상씨'가 오후 8시 50분과 10시에 재방송과 본방송을 연속으로 내보내는 파격 편성으로 채널 고정을 유도하며 다시 최고 시청률 기록을 고쳐 썼다. 

'황후의 품격'은 이제 다음 주면 끝난다. '황후의 품격'이 종영 효과를 보며 떨어진 시청률을 만회하면서 왕관을 쓴 채 명예롭게 퇴장할 것인지, 상승세를 탄 '왜그래 풍상씨'가 새로 왕좌에 오를 것인지, 두 드라마의 맞대결은 끝까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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