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호매실 구간 연장 사업, 예타 면제 포함 안돼…'분통'
5000억원에 달하는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납부한 주민들 '답답'
정부가 최근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면제 사업지를 발표한 가운데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면제 사업지서 제외된 경기 남부와 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며 ‘역차별’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오랜 숙원 사업이 좌절된 이들 지역을 찾아 시장 분위기를 조명한다. <편집자주>

[‘예타 면제’ 제외-수원 호매실①]성난 주민, 소송 불사 의견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신분당선 호매실 구간 연장사업은 10년이 넘도록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지역 발전 속도, 늘어나는 인구에 비해 교통 인프라 확충은 더딜뿐이어서 답답합니다.”

11일 경기도 수원시 호매실지구에서 만난 30대 여성 한모 씨는 정부의 예타 면제 대상서 ‘신분당선 호매실 구간 연장사업’이 제외된 것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만큼은 신분당선 호매실 구간 연장이 예타 면제에 포함돼 사업에 속도가 붙을까 기대했다는 한씨는 “커뮤니티 등에는 이번 예타 면제를 두고 단체 행동에 나서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 정부가 지난달 29일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지'를 발표한 가운데, 대상지에서 제외된 경기도 수원시 호매실지구 주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사진은 호매실지구 한 아파트 단지 앞 모습. /사진=미디어펜


신분당선 호매실 구간 연장 사업은 수원시가 야심차게 추진해 온 숙원 사업이다. 서수원에 위치한 호매실 지구의 경우, 2006년 조성 계획 발표 당시엔 신분당선이 연장되는 것으로 설정됐었다. 하지만 이후 신분당선은 광교까지만 연장됐고, 호매실 연장선 사업은 10년 넘게 미뤄져 왔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지난달 29일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통해 발표한 23개 예타 면제 대상지에 해당 사업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수원시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이번 결정은 시민들에게 좌절감을 넘어 엄청난 분노를 안겨줬다”며 “정부는 신분당선 연장구간에 대한 구체적 실행 로드맵을 제시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시는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협력해 신분당선 수원 호매실 연장사업이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사업 강행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해당 사업의 당위성을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일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 김 장관은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구간 공사의 경우 1분기에 예타 신청을 넣어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분당선 연장에 관한 사업 분담금을 이미 납부한 호매실 주민들이기에 분노는 더 크다. 호매실지구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광교신도시 사업시행자인 경기도시공사는 각각 1500억원, 3493억원 등 총 5000억원에 이르는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을 분양가에 반영했다. 

호매실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최근 정부의 예타 면제 사업지 발표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리면서 전반적인 관심이 높아지는 듯 보인다”며 “해당 내용에 대해 잘 모르던 주민들도 예타가 무엇인지,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등 문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며칠 전 염태영 수원시장이 홍남기 경제부총리로부터 ‘올해 안에 신분당선 호매실 구간 연장 사업 예타 통과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는 게 언론에 나오면서 다시금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