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자기자본 기준 업계 6위에 머물러 있는 신한금융투자가 오는 12일 70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발행을 결정할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출사표를 던진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의 대규모 자본확충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조용병 회장이 이끌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12일 이사회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서 7000억원 규모의 신한금융투자 전환우선주(Convertible Preferred Stock‧CPS) 발행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 사진=신한금융투자


전환우선주는 나중에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한 주식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안건이 처리될 경우 사실상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단행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신한금융은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를 통해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으며, 투자자 모집에 성공하면 1분기 안에 전환우선주 발행을 추진한다. 

금융지주사 중에서 전환우선주를 자본확충에 이용한 것은 신한금융이 처음이라 업계의 시선이 더욱 집중되는 모습이다. 원래는 ‘상반기 내’에 전환우선주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조용병 회장이 신한금투의 신속한 유상증자를 강조해 발행 시기가 다소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한금투는 지난 2016년 9월에도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적이 있다. 9년 만에 단행된 이때의 증자를 통해 신한금투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발돋움했다. 작년 9월말 기준 신한금투의 자기자본은 3조 3167억원 수준이다. 

신한금투의 자기자본은 미래에셋대우(8조 2162억원), NH투자증권(4조 9767억원), 삼성증권(4조 5960억원), KB증권(4조 4557억원), 한국투자증권(4조 4439억원) 등 5개 증권사에 이어 6위권이다. 단, 초대형 IB의 조건인 4조원까지는 약 7000억원이 모자란다. 메리츠종합금융증권, 하나금융투자 등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최근 하나금투는 1조원을 투입해 자기자본 확충에 나섰다.

이번에 신한금투가 사실상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경우 중위권 증권사들의 몸집 불리기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이미 작년 말 자본시장 전문가이자 조용병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김병철 신한금투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하면서 자본확충 가능성을 내비친바 있다.

물론 유상증자 시기가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신한금투 한 관계자는 “전환우선주 발행이나 증자 여부는 기본적으로 지주 차원에서 결정하는 문제”라고 짚으면서 “유상증자의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에 대해선 아직 확정된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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