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1년 천하 내리막길…생보·증권·카드사 추가 M&A나설터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KB금융그룹에 뺏앗겼던 리딩금융 자리를 재탈환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KB금융의 실적 성장이 가파라 2위권으로 밀려났다가 4분기 KB금융의 실적 부진에 따라 뜻밖의 호재를 누리게 됐다.

   

12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한금융은 3조15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3조689억원의 실적을 낸 KB금융을 앞질렀다. 지난해 연말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른 퇴직금 지급, 비은행 부문의 부진 등이 겹친 KB금융과 달리 4분기에도 견고한 실적 성장세를 유지해 리딩금융을 재탈환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7년 1분기까지만 해도 줄곧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했다가 같은 해 2분기 9년만에 KB금융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KB금융이 손해보험, 증권 인수합병(M&A)으로 외형과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을 크게 올려 분기별 실적에서 매번 KB금융에 밀리는 실적을 냈던 상황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은행이 그룹 실적 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면서 "중소기업 및 가계 부문의 균형 있는 자산 성장과 순이자마진(NIM)이 안정화 됐고, 비은행 부문의 약진을 통해 그룹 차원의 경상 이익 창출 능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적 호재를 이어간 신한금융과 달리 KB금융은 연말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함에 따라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말 연결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7.3% 증가한 3조689억원을 기록했는데 4분기 순이익의 경우 200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퇴직 비용과 유가증권 관련 손실 확대가 전반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 카드와 보험업종과 같은 비은행 계열사들의 이익창출 능력이 악화돼 수익성 회복 대책이 시급하다.

지난해 실적에서 KB손해보험의 경우 2018년 이상기후와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으로 고객에게 걷어들인 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 수준을 나타내는 손해율이 급등하고, 사업비가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이익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KB국민카드의 경우 카드수수료 종합 개편과 가계대출 총량 규제 등으로 수수료와 카드론 등의 대출 부분 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다만 KB손해보험의 경우 향후 이익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KB금융의 분석이다.

올해 자동차보험료는 3~4%, 실손보험료는 6~7%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고 독립법인대리점(GA) 수수료를 개편하는 방안도 발표됨에 따라 GA에 지급하던 보험사의 시책비 부담이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실적 강화 방안으로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우량 매출 확대, 보험료 산출때 영향을 주는 요율과 언더라이팅(보험계약 인수심사)을 강화해 손익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카드업종에 대해서는 "불특정 다수 고객을 대상으로 기존에 상품 서비스가 과하게 지급된 면이 있어 마케팅 비용 축소를 단행할 것이다"며 "총량 규제에 대응해 중금리대출, 자동차금융, 할부금융, 리스 금융의 수익 기반을 확대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생명보험사와 증권사, 카드사 추가 M&A를 중심으로 비은행 부문 확대에 나설 것을 밝혔다.

신한금융도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하고자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을 극대화할 뜻을 밝혔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자산 순위로는 국내 생명보험사 4위권인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부동산신탁사인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1일에는 오렌지라이프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함에 따라 향후 자산과 비은행 부문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14번째 공식 자회사가 된 오렌지라이프와 함께 원신한(One Shinhan) 시너지 창출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연금시장 등 생명보험 시장 내 그룹 위상 제고와 함께 신한금융의 고객·채널기반을 활용한 영업 활성화, 투자금융그룹(GIB), 고유자산관리(GMS)부문과 협업을 통한 자산운용 수익율 제고 등에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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