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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임금 더더더" 툭하면 파업…자동차업계 총체적 난국
자동차 산업 붕괴 중…노동계 기득권 버리지 못해
노동계 변화 통해 선진 노사문화 정착 절실 시급
승인 | 김태우 기자 | ghost0149@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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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2-12 15: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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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김태우 기자.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국내 자동차산업이 총체적 난국에 봉착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중국발 사드보복의 회복이 더뎌지고 있고, 정치 논리로 풀어야 할 미국의 관세문제는 여전히 정체된 상태다. 또 원화강세가 이어지며 신흥시장에서 국내 제품들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국 순위가 맥시코에게 밀리며 7위로 내려앉아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이던 우리나라가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로 경쟁력을 잃게 되며 7위까지 퇴보한 것이다.

이에 고비용 저효율 생산구조를 개선할 시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며 23년 만에 국내 새 자동차 공장 설립이 가시화 됐다. 하지만 노동질서를 운운하며 노동계가 반대하고 나서며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990년대 중반 현대자동차 전주공장과 삼성자동차(현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1995년), 대우자동차(현 한국지엠) 군산공장(1996년) 설립을 마지막으로 국내 대규모 자동차 생산공장은 폐쇄만 있고 증설은 없었다.

광주형 일자리 공장은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설립되는 자동차 공장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 공장이 완공되기 위해서 가장 큰 걸림돌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노동계다. 현대·기아차 노조와 민주노총은 "노동질서는 무너지고 임금은 하향 평준화될 것"이라며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반대하고 있다.

노동계가 언급한 '노동질서 붕괴'와 '임금 하향 평준화'를 한국사회와 기업들은 '대립적 노사관계·경직된 노동시장 구조개선'과 '고임금 구조 완화'로 부른다.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는 노동계는 지자체가 대립적 노사관계의 완충 역할을 해주고, 파업을 무기로 고액 임금인상을 요구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을 우려해 광주형 일자리 사업 저지에 나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물량 의존도가 높은 르노삼성자동차도 국내 자동차 산업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3년 연속으로 무분규 임금협상을 이뤄내며 회사 정상화에 크게 기여한 모범 사례를 만들었던 르노삼성 노조가 올해는 임금인상을 목표로 수차례 파업을 단행한 것이다. 

르노삼성의 노조입장을 생각하면 이해해 줄 수도 있겠지만 타이밍 측면에서는 매우 부적절하다. 

지난해 르노삼성이 닛산으로부터 수탁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 중형 SUV 로그의 실적은 연간 10만7245대 수출. 전체 수출물량(13만7208대)의 78%, 전체 생산량(22만2162대)의 48%였다. 

르노삼성의 주력 차종인 SM6와 QM6의 내수판매 및 수출물량을 모두 합해도 로그 한 차종의 수출물량에 못 미친다. 회사 생산과 매출의 절반이 여기에 달려있으니, 닛산 로그 수출물량이 르노삼성의 생존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 물량은 오는 9월로 계약이 종료되고 이후 새로운 물량을 르노본사로부터 부여 받아 새로운 생산에 돌입해야 현재의 르노삼성이 보존된다. 회사의 생존이 달려 있으니 재계약을 따내기 위해 전사적으로 매달려도 모자랄 판이다. 

   
▲ 지난달 31일 오후 광주시청 앞에서 기아·현대차노조가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며 확대 간부 파업에 돌입하고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 중요한 시기에 노조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단행하고 있다.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부회장은 파업만큼은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노조는 파업을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부회장의 경고가 아니더라도 이번 르노삼성 노조의 파업은 납득하기 어렵다. 르노-닛산 산하 공장들간 수주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생산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생산안정성을 의심케 하는 파업을 벌인다는 것은 '자해 행위'로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우리는 한국지엠의 군산공장이 생산성 저하로 폐쇄되며 수많은 일자리가 공중분해 되는 것을 지켜봤다. 르노삼성의 부산공장이 본사로부터 물량을 받지 못하면 같은 행보를 걷게 될 것이 뻔한 상황이다. 

빠른 시일 내로 현재의 고임금·저효율 생산 구조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는 전후방 산업을 포함해 제조업 분야에서 고용창출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는 사업이다. 그만큼 자동차 산업의 사양화가 우리 경제에 울리는 경고음은 결코 가볍지 않다.

실제 지난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402만9000대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2015년 455만6000대에서 2016년 422만9000대, 2017년 411만5000대로 줄어든 데 이어 3년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사장의 규모는 줄어들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 생산 규모가 퇴보했다는 것은 국내 생산공장이 경쟁력을 잃어간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국내 생산을 추월한 멕시코는 한국의 기아자동차가 2016년부터 완성차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지역이다. 

기아차 맥시코 공장은 지난 2017년 20만여대에서 지난해 30만대 수준까지 생산량을 늘렸고, 설계상 생산능력은 40만대에 달해 앞으로 기아차 멕시코공장이 가동률을 끌어올릴수록 멕시코와 우리나라의 생산량 격차는 벌어지게 된다.

최근 현대차가 참여를 선언한 '광주형 일자리'사업은 이런 한국 자동차 산업의 고질적 문제를 개선할 대안으로 주목되고 있다.

지자체 주도로 기존의 반값 임금 공장을 설립하고, 완성차 업체는 여기에 생산물량을 위탁함으로써 생산비용을 낮추고 매년 임단협을 놓고 노조와 줄다리기를 하는 고충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계가 현재의 고임금·저효율 생산구조를 버리지 않으면 노동질서를 지키더라도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 

즉 국내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노동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고임금·저효율 생산구조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선진 노사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노동계가 발상의 전환을 단행하는 결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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