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G 트윈스가 야구팬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올 시즌 준비를 하면서 희망 가득하고 활기찬 소식을 전해줘야 할 해외 스프링캠프에서 난데없는 '카지노 도박'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

지난 11일 LG가 전지훈련 중인 호주 시드니의 한 카지노에 차우찬, 오지환, 임찬규, 심수창 등 알 만한 선수들이 출입한 것이 문제가 됐다. 카지노에서 누군가에 의해 찍힌 이들의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개돼 논란이 확산됐다.

LG 구단은 자체 조사를 통해 사실을 확인했다. 팀 훈련이 없는 휴식일에 4명의 선수가 쇼핑몰에서 식사를 하고 카지노를 들렀다는 것. 다만, 카지노에 머문 시간이 길지 않았고 가장 많은 돈을 쓴 선수가 최대 500 호주달러(약 40만원)였다며 도박보다는 '휴식일 오락'이라는 늬앙스의 해명를 했다(심수창은 도박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 알려진 이상 후속 조치가 불가피해졌다. LG 구단은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신고를 했고, KBO는 경위서를 받아 보고 카지노 출입 선수들에 대한 징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 전지훈련 중 카지노에 출입해 물의를 빚은 차우찬, 오지환, 임찬규. /사진=LG 트윈스


해외 카지노 출입 자체는 불법이지만 외환관리법(미화 1만달러 초과)을 위반하지 않는 한 비상습적인 일회성 방문은 처벌을 받지 않는다.

LG 선수들은 법적인 처벌을 면한다고 해도 KBO나 구단 차원의 징계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KBO 규약에 모든 도박 행위를 금지하도록 되어 있다. 사실이 알려진 이상 선수들은 규약을 어긴 데 상응하는 징계를 받을 것이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구단의 책임이다. 최근 수 년간 프로야구계에 해외원정도박, 승부조작, 폭력, 원정 숙소에서의 음주 및 성관계 등 불미스러운 일이 잇따랐다. 이로 인해 KBO 클린베이스볼센터는 각 팀들의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2월 '부정행위 방지 통신문'을 각 구단에 발송했다. 여기에는 "해외 훈련 중 품위손상 행위는 국내와 달리 파장이 크고 수습도 쉽지 않습니다. 이 점 각별히 유념하시어 귀국하시는 날까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인행동에 많은 주의를 당부 드립니다"라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이렇게 '각별히 유념'을 당부했는데도 우려할 일이 발생했다. 물론 카지노에 출입한 선수들에게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 그렇다면 구단이나 감독 등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에게 '카지노 출입금지'를 구체적으로 지시한 적이 있을까.

'선수들이 알아서 하겠지'라고 가볍게 생각해 별다른 주의사항을 전달하지 않았다면 오산이다. 선수들은 '쉬는 날 잠깐 카지노 들러 오락하듯 베팅 좀 하는 것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분명 잘못된 생각이지만)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에서 알 수 있듯, 재미 삼아서라도 출입해서는 안되는 곳에 간 것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가. 구단에 선수단 관리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만약 구단이나 코칭스태프가 도박 금지 등과 관련한 명확한 지시를 했는데도 선수들이 카지노에 간 것이라면 LG는 구단 차원에서부터 더 강력한 징계를 내려 경각심을 심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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