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지원 로비 스미스앤드네퓨에 과징금...의사엔 '골프비'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다국적 의료기기 회사가 한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의료계에 인력이나 연수비·강연료 등의 '리베이트'를 부당하게 제공했다가 억대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스미스앤드네퓨 한국 법인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3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회사는 인공관절 삽입물, 인조피부 등 의료용품을 생산·공급하는 다국적 의료기기 회사로, 한국 법인의 지난 2017년 말 기준 매출액은 440억원 수준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동사는 매출을 늘릴 목적으로 지난 2007∼2014년 병원에 인력을 부당지원하거나, 의사들에게 기준을 넘어서는 해외 연수비·강연료 등을 준 혐의를 받는다.

자사의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국내 네트워크 병원 7곳에 간호조무사 자격이 있는 영업직원을 보내, 수술보조 인력으로 일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이 고용해야 할 인력을 회사 측이 대신 고용해 경제적 이익을 주며, 판매촉진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판단한 공정위는 "이러한 인력 지원 형태의 리베이트 적발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또 홍콩·인도·미국 등 해외 연수나 학회에 참석한 의사들에게 2375달러(260만원) 상당의 골프비를 지원하고, 당사자 및 가족의 항공료·식대·현지 관광 경비 등을 부담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공정위 승인을 통해 운영하는 '의료기기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을 위반한 것이다.

아울러 2013년에는 최소 40분 이상 강연에 1인당 1회 50만원까지 지급할 수 있는 관련 규약을 위반, 40분 이내인 강연자들에게 각각 50만원씩을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난 행위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에 통보할 방침이다.

육성권 공정위 서울사무소 경쟁과장은 "의료기기는 환자 신체에 직접 사용되지만 최종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없는 특성이 있어, 리베이트와 같은 '불공정한 수단'에 따라 구매선택이 왜곡될 경우, 환자의 이익이 크게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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