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제3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 인가에 도전장을 내민 키움증권이 보험사와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컨소시엄 참여를 독려 중에 있다.

이르면 다음 주 초 컨소시엄 구성을 완료해 발표한다는 계획으로 '다우키움그룹'의 계열사인 사람인이 출자사로 나서 채용(리쿠르팅·Recruiting) 분야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 윤수영 키움증권 부사장/사진=키움증권 제공


윤수영 키움증권 부사장은 14일 미디어펜과 전화 인터뷰에서 "(인터넷은행)진출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컨소시엄 구성 기업과 구조(기업별 출자 계획) 등이 확정되지 않아 발표가 더뎌지고 있는 것"이라며 "교보생명을 비롯해 현대해상과 같은 대형 보험사와 금융지주사에도 잇따라 러브콜을 보냈지만, 아직 회신이 오지 않은 상태로 이르면 다음 주 초 참여 기업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권에는 신한금융그룹이 간편송금 서비스 업체 토스(비바리퍼블리카)와 손잡고 인터넷은행 진출 의사를 밝혀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전사적으로 디지털에 사활을 건 하나금융그룹 또한 SKT와 손잡고 인가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져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형 금융그룹이 인가전에 뛰어들 시 키움증권으로선 차별화된 전략이 있어야만 예비인가 통과가 가능한 상황이다. 그 때문에 키움증권이 하나금융, NH농협금융과 손잡고 인가를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윤 부사장은 금융지주사와 손잡을 시 컨소시엄 참여 기업으로 언급됐던 교보생명이 빠질 수 있냐는 물음에 "금융지주사가 참여한다고 해서 다른 기업들의 참여를 제외하진 않을 것"이라며 "대주주라도 지분의 34% 이상을 가지지는 못하는 게 인터넷은행 특례법 조항이기 때문에 주주 구성도는 다양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인터넷은행의 예비인가를 진행할 예정이라 시기적으로 준비 기간이 더뎌진 감도 있다.

그는 "1·2호 인터넷은행이 출범할 때 인가 신청 계획을 세웠던 것에 비하면 진도가 한 달 이상 늦어진 상황"이라며 "컨소시엄 구성만 확정되면 이후 계획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쉽게 참여 의사를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혁신기업은 진출하고 싶지만 자본력이 없고 금융사들이나 대기업은 사업성 판단에 의구심을 가져 조율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가 최초로 출범할 때만 해도 인터넷은행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았고, 회사의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뛰어든 곳이 많았다"며 "막상 그들이 영업을 시작하고 낸 결과물을 살펴보니 기대했던 것보다 사업 매력도가 떨어져 과거에 비해 결정 속도나 판단이 느려지고 신중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 업무 제휴처로 참여한 소액 주주들로선 인터넷은행과 연종 사업을 벌여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 하지만 법적인 규제가 해소되지 않아서인지 인터넷은행마다 이렇다 할 혁신 상품을 내놓지 못해 대다수의 주주들은 이익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또 최초 자본금 외에 자금 조달이 꾸준히 이뤄저야 한다는 점이 주주들로서는 가장 큰 고민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2호 인터넷은행의 자본금이 3000억원대였고, 최초로 참여했던 주주사들로선 그 돈만 내면 될 줄 알지 추가로 돈을 낼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막상 영업을 시작해보니 여신 증가에 따라 1년 안에 1조원 이상을 증자하는 상황이 왔고, 결국 후발 기업들 입장으로선 인터넷은행이 1조원 이상의 가치를 가지는 비즈니스냐를 따져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인터넷은행의 인가 신청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 인터넷증권사인 키움증권의 '디지털 DNA'를 살려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윤 부사장은 "앞으로 3~4년만 지나면 국내 금융시장에서 인터넷은행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주도적 위치가 될 것"이라며 "우리 또한 2000년 인터넷증권사로 출범했을 때 시장의 우려가 컸었는데 5년 만에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선 것을 보면 인터넷은행도 같은 전철을 밟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키움증권만이 가진 강점에 대해 "우리는 400만 계좌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신한금융과 손 잡은 토스의 1100만보다 적지만 활동성 계좌 추이나 고객의 자산 규모와 경제적 여력 등을 따져보면 아무래도 다른 컨소시엄보다는 우량 고객 확보나 성장력 측면에서 경쟁력이 앞설 것"이라며 "그룹사인 다우키움그룹에 IT 계열사들이 많은 만큼 계열사들과 함께 사업성에서 시너지를 낼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 서비스 개발에 대해서는 사람인을 주축으로 리쿠르팅 정보를 금융에 접목한 신개념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번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 때 사람인도 함께 출자하기로 결정했다"며 "사람인은 리쿠르팅 플랫폼 사업자인데 그들이 가진 빅데이터를 이용해 라이프 사이클(Life Cycle)에 맞는 생애 맞춤형 금융 상품을 추천하고 선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