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 하반기 증시 쇼크가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로 고스란히 연결되면서 각 회사들의 고객유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등 대형사들조차 ‘어닝쇼크’를 경험하면서 수수료 영구면제와 같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점차 보편화 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국내 증시 하락세 여파가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로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 사진=연합뉴스


대형 5개 증권사들의 작년 4분기 수익은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 미래에셋대우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2% 수준으로 269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NH투자증권 역시 전년에 비해 무려 83% 감소한 117억원에 그쳤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 4분기 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29% 감소한 874억원 수준이었으며, 삼성증권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순이익을 공시했다. KB증권은 32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아예 적자로 전환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이전까지 여러 변수에도 실적 신기록 행진을 해왔지만 증시 쇼크에는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실적이 일제히 감소한 원인은 작년 하반기 불거진 미중간 무역분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반도체 시장 악화 등 여러 가지다.

‘발등의 불’이 떨어진 증권사들은 상황 반전을 위해 다시 한 번 ‘고객유치’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당초 일시적인 이벤트로 기획된 수수료 면제 혜택은 이제 보편적인 마케팅 전략의 하나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NH투자증권은 모바일증권 ‘나무’의 온라인 국내주식 수수료 평생 무료 이벤트를 1년간 연장하기로 최근 발표했다. 삼성증권도 다음 달까지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는 신규‧휴면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국내주식 수수료를 평생 면제해주는 ‘영원히 0원’ 행사를 진행 중이다.

타 증권사에서 넘어온 고객을 우대하는 이벤트는 더 파격적이다. NH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 계좌에서 주식을 옮겨온 타사 대체입고 고객에게 현금을 최대 300만원 지급한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1000만원 이상 해외주식을 입고한 고객에게 금액에 따라 최대 50만원의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전략과 별도로 ‘새 시장’을 찾으려는 노력도 이어진다. 대표적인 것이 해외진출이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전체 국내 증권사 56곳의 해외 법인의 수는 47곳으로, 2009년 해외 법인 수 30곳과 비교하면 50% 이상 늘어난 모습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미 작년 1∼3분기 해외법인에서만 약 75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더 이상 증권사들의 실적악화 하소연을 ‘엄살’로만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했다”면서 “국내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한정적인 만큼 시선을 해외로 돌리려는 노력이 이어지는 추세”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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