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시사회장에서 잠깐 만나고 저녁 식사 한 끼 같이 했을 뿐이다. 방송으로 보여준 시간은 30분 남짓. 하지만 정우성이 가진 배우로서의 매력과 인간적인 따뜻함에 빠져들며 '입덕'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16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이영자와 매니저 송팀장이 정우성과 그의 매니저를 만나는 모습이 소개됐다.

정우성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것은 워낙 '전지적 참견 시점'의 팬이기 때문. 특히 먹방교수 이영자의 열렬한 팬을 자처하며 먼저 연락해 영화 시사회 초대를 하고 함께 식사를 하게 된 것이다.(정우성이 출연 영화 '증인' 홍보를 위해 마련한 이벤트이겠지만, 정우성이 '전참시'와 이영자의 팬인 것은 분명했다)

1990년대 중반 정우성이 신인 무렵일 때 이영자가 진행하던 방송에 출연한 이후 '1세기 만에'(정우성의 표현) 만난 두 사람은 화기 애애한 분위기로 추억을 나누고 현재를 얘기했다.

   
▲ 사진=MBC '전지적 참견 시점' 방송 캡처


이영자는 평소와 너무나 달랐다. 정우성을 만나러 가기 전 메이크업에 신경을 엄청 썼고, 정우성이 사람을 만나면 눈을 꼭 마주치며 인사한다는 정보에 따라 눈이 돋보이게 해 달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시사회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는 송팀장과 정우성의 과거 출연 영화 음악들을 들으며 소녀 감성에 젖었다. 영화를 볼 때는 간식으로 준비한 버터구이 오징어에 손도 대지 않을 정도로 정우성의 연기에 빠졌다. 

시사회 후 저녁 식사를 함께 하자는 정우성의 제안을 받을 때는 심쿵하는 표정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정우성이 맛집 추천을 해달라고 했을 때는 천하의 이영자 답지않게 얼어붙어 머릿속 정보를 끄집어내지 못했다.

낙지 전문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 이영자가 평소와 다른 모습은 극에 달했다. 정우성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묻자 "집밥"이라는 오답을 내놓았다. 이영자는 정우성을 만나기 전 송팀장과 예상 질문을 추렸고 그 가운데 분명 정우성이 좋아하는 음식을 물으면 "샐러드"라고 말하기로 예상 답변까지 정해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영자는 정우성과 마주앉아 얘기를 나누면서 머릿속이 하얘진 것이 틀림없었다.

이어 이영자가 정우성을 위해 낙지 비빔밥을 직접 맛있게 비벼주며 먹방을 전수한 것은 평소처럼 보였다. 그러나 정우성 앞에서 평소처럼 '한 입 가득 먹방'을 하지 못하고 쑥스러워했다. 이영자는 정우성의 시선을 다른데로 돌려놓고 그 틈을 타 낙지 비빔밥을 폭풍 흡입하는 스킬을 선보였다. 정우성이 반주로 소주를 시키자 이영자는 술을 못 마시지만 어느새 건배를 하고 소주를 들이키고 있었다.

정우성이 이렇게 이영자를 완전히 무장해제 시킨 것은 물론 차고 넘쳐서 과하다 싶을 정도의 매력 때문이었다.

정우성은 타고난 외모 못지않게 배려심도 톱이었다. 이영자가 맛집을 제대로 추천하지 못하고 얼어붙어 있을 때 정우성은 이영자가 난처해하지 않도록 메뉴를 슬쩍 던지며 리드를 해 선택에 도움을 줬다. 식사를 하기 전 이영자에게 꽃다발 선물을 안기며 지난해 연말 예능 대상 수상을 축하해줘 이영자를 감격시켰다. 

이영자가 정우성의 시선을 돌려가며 몰래 먹방을 하다가 세번 째에는 정우성의 시선에 걸려들었다. 정우성은 이영자가 민망해하지 않도록 (숟가락을) 뺄 때 봤다며 배려의 말을 해줬고, 이후 이영자가 보다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송팀장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얘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정우성은 식사 중 대화를 하면서도 적절한 멘트로 분위기를 띄웠고, 이영자에게 새로운 맛집(부산 해운대 보리비빔밥)을 추천해주는 준비성도 보였다.

이날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이영자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였고, 많은 시청자들도 행복감에 빠졌다. 그게 다 정우성 때문이었다. 만약 정우성이 예능 프로그램을 위해 연기를 한 것이었다면, 그는 인생 최고의 메소드 연기를 보여준 셈이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