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은행권이 인기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앞세워 소셜미디어를 통해 '1020 유스(Youth) 세대'와 소통하고 있지만 정작 광고 콘텐츠에만 관심이 쏠리고 자체 콘텐츠의 인기는 시들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미디어펜의 조사 결과 시중은행의 유투브 구독자 수와 조회수가 가장 많은 곳은 KB국민은행이다. 2011년 9월 20일 처음으로 채널을 개설한 후 지난 17일 기준 3만1325명이 구독을 신청했고 전체 콘텐츠 조회수는 5777만7896건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신한은행은 7975명, KEB하나은행 5973명, 우리은행 4569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은행권에서 유투브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평가받는 곳은 국민은행이다. 지난해 초 국내 최정상 아이돌 BTS(방탄소년단)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덕분에 유투브 채널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국민은행은 현재까지 775개의 동영상을 올렸고 2016년 이후 조회수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13만9468건, 2012년 15만5969건, 2013년 17만3272건, 2015년 377만8917건을 기록한 뒤 2016년 1051만3492건, 2017년 1102만432건, 2018년에는 3182만6029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조회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이유는 그해 3월 방탄소년단의 광고 영상을 공개하면서부터다. 콘텐츠 조회수 3182만6029건에서 1669만2286건이 방탄소년단 광고 영상에서 나와 이들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국민은행은 방탄소년단 이전에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 가수 겸 배우 이승기 등을 모델로 내세우며 스타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입은 바 있는데, 장기적으론 구독자 수와 조회수가 늘었지만 정작 자체 콘텐츠의 인기는 시들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775개의 동영상 조회수 5777만7896건 가운데 스타 광고를 뺀 나머지 자체 콘텐츠의 조회수는 471만9768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자체 콘텐츠의 경우 3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꿈 FC라고 아세요?'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200건 이하 조회수를 기록해 다른 은행과 차이가 없다. 금융권의 콘텐츠를 일일이 찾아보는 구독자도 적을뿐더러 콘텐츠 내용도 어렵고 지루해 조회수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싼 돈을 주고 광고 모델을 기용해 올린 콘텐츠들은 조회수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고, 이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100~500건의 클릭 수를 차지하는 게 현실"이라며 "일반 가전제품과 같은 매출 상품의 콘텐츠는 보는 즉시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는데 금융권의 콘텐츠는 그 자체가 금융 광고라는 인식이 강해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 유투브 채널을 운영하는 목적은 단순 상품 판매 전략이나 조회수를 통한 광고 수입 목적이 아니다.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소비자에게 인식시켜줘야 하기 때문에 자체 콘텐츠를 강화하는 게 도움이 된다.

최근 일부 은행 또한 이러한 문제를 인식해 자체 콘텐츠만으로 꾸려진 유투브 채널을 별도 개설해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유투브 홈페이지 캡쳐

우리은행의 경우 기존 운영 채널 외에 '우튜브(Wootube)'라는 채널을 별도로 신설한 뒤 운영 중이다. 이 채널은 지난해 11월 18일 개설 이후 별다른 광고 영상 없이도 1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각각 젊은 세대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해 올린 게 인기 비결이 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채널도 하나의 미디어라 인식시키기 위해 채널명을 지을 때도 은행명을 뺀 우튜브로 정했다"면서 "언뜻 보면 재미 위주의 콘텐츠 같지만, 그 안에는 은행이 가진 코어 비즈니스(Core business), 즉 경제·금융 생활이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이 채널을 올해부터 적극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영상 앞과 뒤, 중간 등에 자사 광고를 삽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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