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발전소 사고 김용균 씨 유족 면담 “안전한 작업장‧차별없는 신분보장 계기 되길”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태안화력 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를 비롯한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연합뉴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가족을 만나 “용균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생명과 안전을 이익보다 중시하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에는 김 씨의 아버지 김해기 씨, 어머니 김미숙 씨와 이모와 함께 시민대책위 관계자로 이태의 공동집행위원장, 박석운 고 김용균시민대책위 공동대표가 참석했다. 그동안 유족과 대책위는 용균씨의 장례를 미뤄가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고, 당정이 대책을 내놓으면서 사고 발생 두달 만인 지난 9일 민주사회장으로 장례를 진행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김 씨의 유족을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김 씨의 장례 이후 유족이 청와대를 방문하게 됐다.

문 대통령은 먼저 “스물네살 꽃다운 나이의 김용균 씨의 안타까운 사고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며 “간접적으로 애도의 마음을 전했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위로했다.

이어 “사고 이후 조사와 사후대책이 늦어지면서 부모님의 맘고생이 더 심했으나 다행히 대책위와 당정이 잘 협의해서 좋은 합의를 이끌어내서 다행”이라며 “앞으로 더 안전한 작업장, 차별없는 신분보장을 이루는 큰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문 대통령에게 “우리 용균이가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죽음을 당해 너무 억울하고 가슴에 큰 불덩이가 생겼다”며 “진상조사만큼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통령이 꼼꼼하게 챙겨주길 바란다. 책임자도 처벌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과 재작년에 타워크레인 사고가 빈발해 꽤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 그러나 집중대책을 세우니 사고는 나더라도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생명과 안전을 이익보다 중시하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공공기관 평가 때도 생명과 안전이 제1의 평가 기준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도 속도를 내겠다. 대책위와 합의된 사항에 대해서는 당도 잘 이행되도록 끝까지 챙겨달라. 그렇게 해야 용균이가 하늘나라에서 ‘내가 그래도 좀 도움이 됐구나’ 생각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면담이 끝난 뒤 본관 앞 현관까지 유가족들을 배웅했으며, 차가 떠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봤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