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노경은(35)이 이번 프로야구 오프시즌 핫한 화제를 잇따라 선사하고 있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으나 소속팀이었던 롯데와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FA 미아가 된 노경은의 거취가 궁금해질 즈음 그가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만 35세가 되는 나이에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리기로 한 노경은. 위대한 도전일까, 무모한 도전일까.

롯데와 결별한 노경은은 국내에서는 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와 FA 계약을 맺는 팀은 롯데에 보상금과 보상 선수를 내줘야 한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지난해 33경기에 등판, 132⅓이닝을 소화하며 9승 6패 평균자책점 4.08의 준수한 성적을 낸 노경은은 분명 탐나는 투수 자원이긴 하다. 그러나 이전 수 년간 성적을 보면 한 해 반짝한 측면이 있고, 30대 중반의 나이인 그에게 투자하려는 팀은 없었다.

해외로 눈을 돌린 노경은은 멕시코리그에서 콜을 받았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것으로 일단 방향이 정해졌다. 메이저리그 팀 가운데 노경은에 관심을 보이는 팀이 있고, 테스트를 받기로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노경은은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으며 LA에서 전지훈련 중인 덕수고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몸을 만들고 있다. 

노경은은 원하는 대로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을 할 수 있을까. 일단,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당장 노경은이 메이저리그 계약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테스트 등을 통해 자신만의 장점을 어필, 마이너리그 스플릿 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에 초청받아 기회를 노리는 것이 가장 무난한 수순으로 보인다. 

그러나 35세의 나이, KBO리그에서도 꾸준한 성적을 내지 못했던 경력 등은 매력적이지 못하다. 만약 테스트를 받을 경우 어떻게 메이저리그 팀의 관심을 이끌어낼 지가 관건이다.

한국 무대에서 꾸준히 좋은 활약을 했던 헨리 소사(전 LG)가 미국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대만 푸방 가디언스에 입단한 것을 보면 노경은이 미국에서 기회를 잡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노경은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자연스럽게 이전 비슷한 길을 걸었던 최향남을 떠올리게 한다. 최향남은 역시 35세였던 2006년 미국으로 진출해 트리플A에서 한 시즌 뛰었다. 이후 국내 복귀해 롯데에서 2년간 좋은 활약을 펼치던 최향남은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는 꿈을 이루기 위해 2009년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는데 트리플A에서 호투하며 기회를 엿봤지만 끝내 메이저리그의 콜은 받지 못했다.

최향남은 국내에서 활동할 때부터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를 거듭 밝혀왔고 나름대로 준비도 했다. 노경은은 FA 계약이 뜻대로 되지 않자 갑작스럽게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서게 됐다는 차이점이 있다. 

노경은은 다소 무모해 보일 수도 있지만 '위대한 도전'을 시작했다. 그가 메이저리그에 입단해도, 도전이 좌절돼 FA 미아가 돼도, 또 한 번 핫한 화제의 인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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