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11조 6000억 규모의 하이자산운용 매각 절차가 시작된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와 키움증권 등이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두 회사 모두 인수 필요성이 높기 때문에 경쟁이 상당히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M&A 이후 자본시장 업계의 판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자산운용 매각 절차가 시작돼 업계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최근 지주회사로 전환한 우리금융지주와 키움증권 등이 예비입찰에 참여해 ‘흥행’ 가도에 불이 붙은 모습이다.

   
▲ 우리금융지주가 하이자산운용 인수전에 나서면서 업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금융지주 본점에서 열린 지주 출범식에서 출범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하이자산운용의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 안진은 DGB금융지주의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 매각과 관련해 지난 18일 주요 인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향후 매각 측은 적격 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로 추려진 원매자들을 상대로 약 한 달간의 실사를 거쳐 이르면 내달 말 본입찰을 진행한다. 

하이자산운용은 운용자산(AUM) 기준 업계 21위의 기업으로 운용 중인 자산규모는 11조 6500억원 수준이다. 하이자산운용은 대체·특별자산 비중이 높으며 특히 대체투자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업계 정평이 나있다. 

현재 금융권에선 하이자산운용의 매각가를 1250억원 내외로 추정 중이다. 특히 하이자산운용 예비입찰에는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우리금융과 키움증권 등이 참여해 업계 화제가 집중되고 있다.

우리금융의 경우 ‘비은행 부문 강화’라는 계열사 수준의 과제 달성을 위해 하이자산운용 인수에 특히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난 1월 지주사 출범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종합 금융그룹으로서의 면모를 다지기 위한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 계획을 천명한바 있다. 그러면서 거론된 것이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사 등에 대한 소규모 M&A였다. 

우리금융은 인수합병을 통해 자본비율 하락을 최소화하면서 비용부담 없이 자회사 규모를 조기에 키우려는 수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이자산운용의 경우 규모와 업계 내의 입지, 예상 매각가 등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는 모습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을 보유한 키움증권 역시 기존 포트폴리오 강화, 업계 순위 제고 등의 목적을 위해 하이자산운용 인수에 적극적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이미 지난 2014년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자산운용을 인수한 경험을 갖고 있기도 하다. 

자산운용업계는 이미 하이자산운용의 매각 이후 상황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꼽아보고 있다. 하이자산운용 외에도 현재 매물로 나온 동양자산운용, ABL자산운용 등이 어떤 기업의 품에 안길지도 관심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가 하이자산운용 인수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짚으면서 “우리금융이라는 대형 지주사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다듬는 과정에서 금융권 전반에 여러 가지 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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