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지주사 전환 이후 첫 경영 과제 달성을 위해 분주한 새해를 보내고 있다.

이달에만 주가부양 차원에서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하고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하이자산운용의 예비입찰전에 뛰어들었다.

향후 디지털 활성화를 위해 모바일 플랫폼 '위비뱅크'의 개편과 함께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기존 대비 수수료를 낮춘 당일 해외 특급 송금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그룹 내 경영진들은 자사주 2만3500주를 매입했다.

이날은 우리은행의 주식이 우리금융 이름으로 한국거래소에 변경 상장된 첫날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에 대해 우리금융은 주가부양 차원에서 정찬형 포스코기술투자 고문(사외이사), 박경훈·최동수 부사장, 정석영·황규목·이석태 상무 등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의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지분의 18.43%를 가지고 있고 정부가 이를 매각하려고 계획 중이다. 매각 극대화를 위해선 주가가 뒷받침 돼야 하기 때문에 우리금융의 주가 부양 의지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손태승 회장은 지주사 출범식 당시 그룹 자산의 1%에 그치는 비은행 부문을 40%까지 확대할 뜻을 밝혔는데 첫 인수합병(M&A) 대상자로 하이자산운용을 선택했다.

최근 하이자산운용의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 안진은 하이자산운용의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고, 예비입찰전에 우리금융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자산운용은 운용자산(AUM) 기준 업계 21위권이다.

지난달 14일 열린 우리금융 출범식에서 손태승 회장은 "비은행 강화와 함께 4대 성장 동력 강화로 디지털, 글로벌, 기업투자금융(CIB) 자산 분야에서 다른 은행보다 월등히 앞서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진출과 관련해서는 신남방국가 진출을 중심으로 해외 네트워크 확대를 계획했고, 은행과 카드사,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자회사와 비대면채널을 적극 활용할 뜻을 밝혔다.

또 비대면채널 활성화 방안으로 오픈뱅킹 구축 등을 밝혔는데 현재 오픈 데이터(data)·API·Customer를 중심으로 디지털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오픈뱅킹이란 은행이 가진 금융정보를 제3의 기관(TTP, The Third-party Providers)이나 다른 금융기관과 공유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나 TTP가 만든 앱 등을 이용할 때 자신의 금융 데이터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은행과 TTP는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금융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상품·서비스 개발과 같은 고유 업무를 외부에 개방하려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며 "새롭게 개편 중인 위비뱅크에도 오픈뱅킹 채널을 구축해 다양한 외부 연계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해외송금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우리은행은 글로벌 송금서비스인 리플과 손잡은 뒤 해외송금 테스트를 마쳤고, 국제은행간송금협회(스위프트·SWIFT)망 대신 리플의 망을 이용한 당일 해외 특급 송금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스위프트망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는 송금에서 수취일까지 약 2~3일의 기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면서 "리플의 망을 이용하면 즉시 송금이 가능해지고, 수수료 절감 효과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으로 운영돼 안정성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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