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18 2월 19일,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경기 준준결승에 출전한 한국대표팀이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른바 '왕따'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노선영·김보름·박지우가 출전한 한국은 부진한 기록을 내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가장 선배인 노선영이 홀로 뒤로 처져 늦게 골인했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보름이 노선영을 탓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로 인해 노선영이 대표팀에서 '왕따'를 당했다며 논란이 일었고, 김보름을 국가대표에서 제명시키라는 청와대 게시판 청원이 폭발적 추천을 받았고, 김보름은 대회 도중 사과 기자회견까지 해야 했다.

1년이 지난 2019년 2월 19일, 김보름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1년간 자신이 얼마나 힘들게 지내왔는지 고통을 토로한 김보름은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 선배 노선영에게 꾸준히 괴롭힘을 당했다며 노선영에게 공개적으로 답변을 요구했다.

   
▲ 2018 평창올림픽 당시 노선영과 김보름. /사진='더팩트' 제공


김보름은 "지난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는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올림픽이 끝나고 사람들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정신적 고통은 갈수록 깊어져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고 몸은 망가질대로 망가져 운동을 다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고 힘들었던 1년을 돌아보면서 "단 하루도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많은 분들의 격려 속에 다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은 우려와 달리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있다"고 근황도 전했다.

이어 김보름은 글을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줄 알았다. 하지만 제 고통은 없어지지 않았다"면서 "지난 1월 노선영 선수에 대한 인터뷰를 했다. 지금도 노선영 선수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선수촌에서의 7년이라는 시간 동안에 괴롭힘은 하루하루 지옥 같았고 저뿐만 아니라 다른 몇몇 후배 선수들도 모두 고통속에 살았다. 이제는 더 이상 그런 피해를 보는 후배선수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렇게 글을 올린다"고 밝혔다.

즉, 김보름은 대표선수 생활을 하면서 선배 노선영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김보름은 지난 1월에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런 주장을 한 바 있다.

끝으로 김보름은 "지난 1년이라는 시간동안 저는 무수한 고통을 참고 또 참으며 견뎌왔다. 이제는 진실을 밝히고 싶다"며 "평창올림픽 당시 수많은 거짓말들과 괴롭힘 부분에 대해서 이제 노선영 선수의 대답을 듣고 싶다"고 노선영의 답변을 촉구했다.

지난 1월 김보름이 이전까지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대표팀에서 왕따를 당한 것은 노선영이 아니라 노선영으로부터 후배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했다. 당시 노선영은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폭로를 한 직후여서 노선영은 "지금은 심석희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며 여론이 분산돼서는 안된다는 입장만 밝혔다.

이에 김보름이 재차 노선영에게 공개적으로 답변을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노선영은 이날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기존 입장엔 변화가 없다. (김보름이) 어떤 글을 올렸는지 잘 모르겠다"며 "답변하기가 힘들다"라고만 전했다.

평창올림픽 후 1년, 많은 감동을 전했던 성공적인 대회로 기억되지만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대표팀 '왕따' 논란은 진실공방으로 번져 지금도 얼룩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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