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청와대는 20일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남북경제협력사업을 떠맡을 각오가 돼있다’는 언급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사용할 협상 카드를 늘려줄 수 있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사견을 전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조치를 해야 하는데,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겠나"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쓸 수 있는 (협상) 카드의 종류를 우리가 늘려줄 수 있다는 의미로 (이야기 한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그동안 제재 완화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미국에 요청을 하는 모양새였다면, 어제 말씀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에 나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서서 문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며 “관점의 변화, 관점의 이동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통화에서 “남북 사이의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며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남북경협을 언급하면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표현을 사용했는지와 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특정 사업이 아닌 남북 간 경협 전체를 대북제재의 예외로 인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어제의 대화만으론 그렇게 해석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통화 말미에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말했던 대화의 맥락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이 끝나면 곧 전화를 걸어서 회담 결과를 알려주겠다는 말을 처음 했고, 이어서 바로 직접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얘기했다”며 “왜냐 하면 할 얘기가 많기 때문이고, 할 얘기가 많은 이유는 이번 회담에서 진전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역순으로 얘기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