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아이돌 멤버들이 대거 등장했다. 팬들은 눈호강을 했고 방송 후 화제성은 얻었지만, 프로그램 본연의 취지에 맞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20일 밤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서울 회기동 벽화골목 식당들에 대한 솔루션 과정이 이어졌다.

재미도 있었고, 각 식당들에 적절한 솔루션이 제시됐으며, 등장 인물도 화려했다.

'얼굴 천재'로 불리는 그룹 아스트로 멤버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차은우의 등장이 눈길을 끌었다. 피자를 좋아할 뿐 아니라 "어렸을 때 엄마가 아프면 항상 피자를 사주셨다. 먹고 감기가 나았다"고 할 정도이니 차은우는 피자에 관한 한 전문가 수준이었다.

차은우는 피자집을 찾아 직접 맛을 보고 정확하고 예리한 평가와 분석을 해 백종원조차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차은우는 피자집에 실제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하며 메뉴 선택에도 도움을 줬다.

   
▲ 사진=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 캡처


그룹 SF9 멤버 찬희와 다원은 고깃집을 찾았다. 특히 찬희는 얼마 전 끝난 JTBC 인기 드라마 'SKY 캐슬'에 우주 역으로 출연, 요즘 핫한 스타다. 다원은 고깃집 사장에게 "방송에서 우시는 거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골목식당' 애청자임을 인증했다. 삼겹살과 갈비탕을 주문해 맛을 본 후 찬희는 "파무침 정말 포장해가고 싶다. 다른 집에서 먹어보면 싱싱한 느낌이 안 든다. 그런데 이건 단맛도 돈다"며 백종원이 칭찬했던 이 식당의 특제 파무침에 감탄했다. 다원은 고기를 양념장에 찍어 먹으며 "느끼할 때 먹으면 최고다. 난 왜 다 맛있지"라는 호평을 내놓았다.

그룹 프로미스나인의 이나경, 송하영, 장규리는 '미리투어단'으로 피자집을 찾아 신메뉴를 시식했다. 이들은 피자맛에 빠져들며 "맛있다"를 연발했고, 함께 오지 못한 다른 멤버들을 위해 피자를 종류별로 포장까지 해갔다.

차은우(아스트로)나 SF9, 프로미스나인 팬들이라면 소개된 식당에 한 번쯤 들러보고 싶다는 욕구가 일었을 것이다. 일반 시청자들도 이들이 찾은 식당에 대해 호기심과 호감이 생겼을 것이다.

골목식당의 상권을 살리겠다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취지에 맞게 이들 아이돌의 출연은 식당 홍보에 적잖이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아이돌을 대거 등장시켜 식당 홍보를 해주는 것이 프로그램 제작의 옳은 방향일까. 이런 식이면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다른 흔한 맛집 소개나 먹방 프로그램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최근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이런저런 논란에 자주 휘말리고 있다. 솔루션을 받았던 식당 주인이 의도된 연출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기도 했고, 방송 이후 맛집으로 유명세를 너무 타 손님들이 몰리는 바람에 주변에서 민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아이돌의 유명세를 이용하려거나, 아이돌 소속사에서 시청률 높은 예능프로그램에 멤버들을 출연시켜 인지도를 높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면,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초심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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