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의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 2·27 전당대회가 사실상 ‘1강 2중’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황교안 대세론’이 이번 전당대회 판도를 지배하는 가운데 오세훈·김진태 등 나머지 두 후보의 역전 드라마가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22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당 차기 당 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오 후보는 37%의 지지도를 기록해 대중성을 확인했다. 같은 조사에서 황 후보는 22%, 김 후보는 7%를 얻었다. 

그러나 한국당 지지층(188명)만 놓고 보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이 조사에서 황 후보는 52%의 지지도를 보여 오 후보(24%)와 김 후보(15%)를 큰 폭으로 앞질렀다. 당 대표 선거 반영 비율은 당원 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라는 점에서 황 후보 쪽 승산이 커 보이는 상황이다.

당내 여론도 황 후보에게 우호적이라는 전언이다. 소위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 10여 명이 단체 SNS 대화방을 만들어 황 후보 지지에 나섰다고 한다. 권리당원의 30%가 몰린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황 후보를 향한 지지세 또한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초 유영하 변호사가 전한 ‘옥중 박심(朴心)’이 황 후보의 가장 큰 악재가 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현재는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주변에선 유 변호사가 전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의중이라는 것에 의문을 가지는 시각이 많다”고 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 온 오 후보는 수도권과 중도층 표심을 결집해 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22일 열린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도 “탄핵 총리임에도 탄핵을 부정하는 대표로는 내년 총선 필패”라며 황 후보에 직격탄을 날렸다.

‘확장성이 강점’이라고 했던 부분도 여론조사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지지층으로부터 각각 49%, 58%, 40%의 지지도를 확보했다. 무당층으로부터의 지지도도 23%나 끌어내고 있다.

황 후보가 당권을 잡으면 위기감을 느낄 비박계(비 박근혜)가 선거를 앞두고 얼마만큼의 물밑 영향력을 행사하느냐도 변수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막상 전당대회 투표함이 열리면 김 후보의 득표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최근 ‘5·18 논란’이 되레 태극기 세력의 결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3.1%p다. 휴대전화 RDD 조사방식이 사용됐고, 응답률은 16%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21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오세훈(왼쪽부터), 황교안, 김진태 후보가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