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첼시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25·스페인)가 감독의 교체 지시를 거부했다며 큰 논란에 휩싸이자 직접 해명했다. 감독의 지시에 불복종할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밝혔다.

첼시는 25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연장전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서 3-4로 패배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 연장전 후반, 종료를 약 2분정도 남기고 묘한 장면이 나왔다. 케파 아리사발라가 골키퍼가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진 것. 이에 마우리치오 사리 첼시 감독은 곧바로 벤치 대기하고 있던 윌프레도 카바예로에게 몸을 풀라는 지시를 내리며 골키퍼 교체를 준비했다. 

하지만 케파는 계속 뛰겠다는 의사를 나타내면서 골문을 떠나지 않았고, 주심은 사리 감독에게 골키퍼 교체 여부를 확인했다. 케파의 상태를 살피고 온 팀 닥터의 말을 듣고 결국 사리 감독은 교체를 포기했다.

케파는 승부차기까지 골문을 지켰으나 첼시는 3-4로 져 우승컵을 놓쳤다.

   
▲ 사진=케파 아리사발라가 인스타그램


경기가 끝난 뒤 첼시 팬뿐 아니라 이 경기를 지켜본 수많은 축구팬들과 전문가들은 일제히 케파의 교체 지시 거부를 문제 삼으며 맹비난을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케파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명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무엇보다 먼저 오해였다고 말하고 싶다"며 "난 한 번도 감독의 지시에 불복종한 적이 없고 그럴 의도도 전혀 없었다. 오해에서 비롯된 일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감독은) 내가 경기를 이어갈 수 없는 상태라고 생각했다. 이후 팀 닥터가 (내 상태를 살핀 뒤) 벤치에 도착해 잘 설명해 오해가 풀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케파는 교체 지시를 거부한 것처럼 비쳐진 데 대해서는 "밖에서 봤을 때는 어떻게 보였을지 모르겠지만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감독에게 반항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케파의 이런 해명은 경기 직후 사리 감독의 설명과도 일치한다. 사리 감독은 "오해가 있었다. 케파가 (부상으로) 승부차기까지 못 갈 것 같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교체될 필요까지는 없는 부상이었다. 팀 닥터가 벤치로 돌아온 후에야 알게 됐다. (교체 지시를 할 때까지는) 상황을 명확하게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리 감독은 처음 케파의 교체 지시를 했을 때 케파가 거부 의사를 나타내자 화를 내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런 모습을 본 팬들은 오해 여부과 상관없이 현재 첼시의 팀 분위기를 대변하는 장면이라며 쉽게 비난의 화살을 거두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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