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앞두고 대주주인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보다 금융지주사의 움직임이 더 바빠지고 있다.

네이버와 인터파크 등 굵직한 ICT 기업이 진출을 포기한 상황에서 자본력이 약한 중소 ICT 기업만 진출을 공식화 해 2대 주주를 차저한 금융지주사들의 입김이 더욱 높아진 실정이다.

이번 인가 실패 시 당분간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라 금융그룹 간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또 기존에 시중은행과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던 ICT 기업이 은행을 직접 경영키로 한 만큼 금융권의 눈총도 있어 더욱 숨을 죽이고 있는 실정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금융플랫폼 사업자인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하나금융그룹은 SK텔레콤(이하 SKT), 키움증권과 함께 다음달 있을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준비에 한창이다. 두 컨소시엄 모두 주주 구성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다. 각각 혁신 기업 찾기에 골몰하며 교보생명과 현대해상, 다방, 배달의민족 등에 참여 요청을 보냈다. 이들 기업 중에는 여러 곳에서 합류 요청을 받은 곳도 있어 컨소시엄 사업자 간 뜻밖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까지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컨소시엄은 현대해상과 토스에게 동시에 러브콜을 보냈던 것으로 확인된다. 반면 토스는 신한금융과 손을 잡고 대주주로 나섰지만 현대해상은 아직까지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다. 1·2호 인터넷전문은행이 이렇다 할 성공모델을 보여주지 못한 상황에서 자본금 부담까지 겹쳐 재무력이 낮은 기업들은 진출이 쉽지 않다.

기존 사례를 바탕으로 최초 자본금 설정 시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가 최초 출자했던 3000억원보다는 더 높은 투자금으로 은행을 출범시켜야 해 주주 참여 제안을 받고도 망설이는 곳이 있는 상황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내부적으로는 플랫폼 연계 사업자를 배제하고 경영에 직접 참여할 주주를 모집하고 있어 주주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초 출자 시 지분의 약 1%만 확보해놓고 사업을 함께하려는 기업을 솎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금융산업에 대해 관심이 많고 금융의 안전성과 공공성, 포용적 금융을 실천하려는 이들을 중심으로 주주를 모집하고 있다"며 "단순히 자체 플랫폼을 인터넷은행에 연계하려는 사업자들은 주주 명단에서 제외 중으로 직접 경영에 참여할만한 사업자를 모집 중이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과 토스 측은 오는 3월 초까지 1차 주주 구성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예비인가가 다음달 26~27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주주 구성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향후 사업 계획서 등을 제출하기에는 상대적으로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다. 반면 금융권에서는 지분의 약 50% 이상만 출자 계획을 짜놔도 예비인가를 신청할 수 있어 조급할 게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주 구성이 다 완료되지 않아도 전체 지분의 51% 이상만 출자 계획을 완료하면 예비인가 신청이 가능하다"며 "인가 신청서 접수 이후에도 추가로 주주 모집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라 컨소시엄 사업자마다 참여사 모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오는 5월까지 주주 구성을 완료해 최초 자본금을 설정키로 했다. 하나금융 컨소시엄 또한 현재까지 50%까지의 출자 계획을 짜놓은 상태로 잠정적으로는 하나금융이 15%, SKT 10%, 키움증권이 25% 이상의 지분을 획득하기로 하고 주주를 모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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