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오세훈 득표력, 한국당의 미래 가늠할 ‘바로미터’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의 차기 지도부가 27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결정된다. 이번에 선출되는 새 당 대표는 앞선 7개월간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마감하고, 향후 2년 임기를 시작한다. 또 내년 총선을 지휘해야 하는 중책도 맡게 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전당대회 국면은 사실상 황교안 후보 대세론이 지배하는 모양새다. 황 후보는 최근 한국당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6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당 대표 선거는 일반당원과 책임당원을 합친 당원 선거인단 투표가 70% 이상 반영된다는 점에서 황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 보인다.

때문에 되레 2위 후보가 누가 될지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중도층 결집’을 노리는 오세훈 후보나 ‘강력한 대여 투쟁’을 기치로 내건 김진태 후보가 얼마만큼의 득표력을 보이는지는향후 한국당의 미래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오 후보는 줄곧 자신의 강점을 ‘외연 확장’이라고 내세워왔다. 전날 본인의 페이스북에서도 “유승민과 안철수를 선택했던 920만 표를 넘어 문재인을 선택했던 1300만 표 중에서도 우리를 지지해주실 분들을 만들 수 있어야 했다”며 “그래서 목이 터져라 ‘중도로의 확장’을 외쳤다. 그것이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길이며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실제 오 후보는 중도층은 물론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 등 여야를 아우르는 지지세를 얻고 있다. 이 같은 양상을 바탕으로 막판 뒤집기까지도 가능하다는 게 오 후보 측 노림수다. 야권 관계자는 “오 후보는 이번에 개혁보수라는 인상을 확실히 심어줬다”며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황 후보를 누르기만 해도 당내 아이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김 후보의 약진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앞서 최약체로 분류된 김 후보는 연설회와 토론회 등을 거치며 ‘다크호스’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특히 현장 여론을 가늠할 수 있는 지역 합동연설회에서는 김 후보가 타 후보를 압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후보만의 강점은 ‘대여투쟁력’이다. 본인을 ‘싸울 줄 아는’ 후보로 소개하는 김 후보는 당 대표 당선 이후 ‘문재인·김정숙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아스팔트 우파로서 투쟁해 온 경험을 무기로 ‘장외투쟁’에 무게를 싣는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김진태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은 문재인 정권에게는 재앙이 되겠지만, 당과 나라는 바로 설 것”이라고 공언하며 막판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황교안, 김진태, 오세훈(왼쪽부터)이 16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앞에서 열린 '댓글조작 김경수 규탄대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