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왕세제와 잇단 회동…미래산업·신시장 경쟁력 확대 초점
인도·베트남 정부의 신뢰도 확인…인적네트워크 시너지 전망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업영토를 확장하고 미래 청사진을 구체화하기 위해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주요 먹거리과 미래사업의 기술 고도화를 진두지휘하는 한편 성장시장 정부의 유력인사들과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6일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방한한 아랍에미리트(UAE)의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왕세제를 만나 심도있는 상호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오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왕세제와 전시장을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 부회장은 경기도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을 찾은 모하메드 왕세제를 직접 안내하며 스킨십을 확대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시설을 둘러보고 경영진으로부터 5G 및 반도체 산업과 미래사업 추진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이후 이 부회장과 모하메드 왕세제는 5G 이동통신과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UAE 기업들과 삼성전자의 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 부회장은 모하메드 왕세제를 보름 만에 다시 만났다. 지난 11일 UAE에서 이 부회장은 모하메드 왕세제와 5G 및 정보기술(IT) 미래사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 통신장비를 통해 빠른 속도와 안정성 등의 특장점을 모하메드 왕세제에게 직접 시연했다. 삼성전자는 드론을 띄워 모하메드 왕세제가 착용한 가상현실(VR) 기기에 화성사업장의 360도 전경을 5G 통신장비를 통해 초고화질 스트리밍하는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초고화질 영상 여러 개를 8K QLED TV에 끊김 없이 동시 스트리밍하는 통신 기술도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칼리드 빈 모하메드 알 나흐얀 UAE 국가안보 부보좌관, 후세인 이브라힘 알 함마디 UAE 교육부 장관,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행정청장, 모하메드 무바라크 알마즈루이 아부다비 왕세제실 차관,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 사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 사장 등이 배석했다.

최근 중동 지역은 IT산업의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풍부한 자금력을 갖고 있는 중동 주요 국가들은 석유사업의 비중을 줄이면서 IT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 나라들은 국부펀드를 통해 글로벌 IT기업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무역분쟁’ ‘통상압력’ 등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시장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 부회장 역시 핵심 사업을 중점적으로 살피면서 삼성의 영토 확장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특히 이 부회장은 중동은 물론,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 국가 정책 결정자들과 잇달아 회동하며 삼성의 미래 전략을 이끌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시장 다각화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총수가 먼저 뛰는 것이다. 미래 먹거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삼성의 움직임도 점차 빨라지는 상황이다.

   
▲ 26일 오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찾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왕세제가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앞서 이 부회장은 13억 인구의 거대시장을 보유한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의 믿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1~22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모디 총리 국빈 오찬에 참석했다. 이는 모디 총리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서는 인도 노이다와 첸나이에 생산공장 등을 운영하는 삼성전자와 이 부회장에 대한 모디 총리와 인도 정부의 신뢰가 두텁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에는 삼성전자의 최대 스마트폰 생산시설이 있는 베트남을 찾아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면담 하고 현지 투자 확대 전략을 구상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푹 총리는 삼성이 베트남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인적네트워크가 삼성의 미래 전략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의 해외 사업과 시장개척에 있어 현지 정부와의 유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을 때 삼성 안팎에서 네트워크 훼손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면서 “해외 정부의 고위 관게자,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등 이 부회장의 인적 네트워크는 삼성은 물론, 우리 경제의 자산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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