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결국 3연임을 포기했다.

하나금융그룹은 28일 개최된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지성규 현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고 밝혔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차기 행장으로 함영주 현 행장의 연임을 유력 시 했지만 '관치금융' 논란에 함 행장이 직접 연임 포기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6일 하나금융 임추위에 속한 사외이사 3명을 따로 면담한 뒤 함 행장의 3연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채용비리 혐의에 따라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법적 리스크가 있어 은행장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보인 것이다.

이날 면담으로 '관치 금융' 논란이 일자 금감원은 경영권 개입이 아닌 정당한 의견 표명이라고 반박했다. 법률 리스크가 은행의 경영 안정성 및 신인도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어 관련 우려를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논란이 커지자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27일 "함 행장의 재판에 따른 법률 리스크를 살펴봐야 한다"며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고, 결국 함 행장이 직접 연임 포기 의사를 표명했다. 2015년 9월 초대 통합은행장으로 취임한 지 3년 6개월만의 일이다.

   
▲ 지성규 KEB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 겸 글로벌 총괄 부사장이 차기 하나은행장 후보로 단독 추대됐다./사진=KEB하나금융 제공


함 행장이 자진 포기 의사를 전함에 따라 하나금융 임추위는 지성규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을 단독 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지 후보는 196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1년 하나은행에 입행한 글로벌 재무통이다. 중국유한공사 은행장을 역임하며 전략, 재무, 영업 전반에서 다양한 식견과 경험을 갖췄다. 현재는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과 글로벌 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다.

임추위 측은 "지 후보가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제휴를 통해 모바일 선두 은행을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공지능과 빅테이터를 활용한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글로벌 손님 기반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임추위는 하나카드 신임사장에 장경훈 현 KEB하나은행 부행장, 하나금융투자에는 이진국 현 사장, 하나캐피탈에는 윤규선 현 사장을 추천했다.

전날 개최된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에서는 김희석 전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신임 사장, 하나에프앤아이 신임사장에는 곽철승 전 하나금융지주 전무를 추천했다.

이창희 하나자산신탁 사장, 윤규선 하나펀드서비스 사장, 민응준 핀크 사장도 각각 연임 후보로 추천됐다.

이들은 오는 3월 21일 각 회사별로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이 마무리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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