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하는 것과 잘 하는 것은 '큰 차이'있어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확인해야
거인의어깨 김형일대표의 입시칼럼 ‘김형일의 입시컨설팅’에서는 올해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을 가지고 ‘2020학년도 입시칼럼’을 게재하고자 합니다. 어려워하는 입시를 알기 쉽고 자세히 체크해 드립니다.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의 올해 입시전략 설정에 많은 도움 되시길 바랍니다.<편집자주>

   
▲ 거인의어깨 김형일교육연구소장. /사진=SOG Global 제공


[미디어펜=편집국]공부는 정말 열심히 하는데 성적이 오르질 않아요.”

필자가 컨설팅을 진행하며 학부모님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하소연 중 하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학생은 학생대로,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얼마나 답답하고 속상할까.

하지만 이 질문은 두 가지 측면에서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첫 번째 가능성은 부모님이 보기에 자녀들은 열심히 공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님이 일일이 자녀들의 학습상태를 체크하는 경우는 흔치 않고 자녀가 공부하고 있을 때 자녀의 등만 바라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말이다. 정말 집중해서 공부를 하고 있는지, 아무 생각 없이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지, 몰래 스마트폰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집중을 못하는 시간이 많은 학생들에게 필자는 차라리 하루 일과 중에 당당하게 ‘공상 시간’을 넣으라고 주문한다. 학습 중 집중력이 떨어지려하거나 잡생각이 들려할 때 앞으로 찾아올 ‘공상 시간’을 기대하며 조금 더 집중의 끈을 조이라고 말이다.

스마트폰 등 학습 외의 불필요한 행동들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선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다시금 확인하여 현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학습임을 분명히 해야겠다. 목표가 뚜렷하게 설정되지 않아 목적의식 없이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철저한 시간 관리가 되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플래너 작성을 통해서 꼼꼼하게 시간 관리를 하여 낭비되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다.

두 번째 가능성은 ‘정말로’ 열심히 공부하는 경우다. 이 상황도 보통 두 가지 케이스가 있다. 특히 일부 여학생들의 경우 ‘노트정리’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경우 다양한 색의 펜들로 정성스레 정리된 노트는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훌륭하게 보인다. 다만 이 경우 불필요하게 시간이 많이 소모가 되거나, 정작 정리한 사람은 ‘보여지는 부분’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실제 자신의 머릿속에는 효율적으로 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노트정리는 분명 중요하지만 이는 특정 학습부분의 개념을 체계화하여 좀 더 오래 기억에 남게 하거나,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도식화하는 경우에 유용한 것이다. 어떤 경우라도 학습자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아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주객이 전도돼서는 안 된다.

다른 케이스는 학습 방법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이다. 개념이나 흐름의 정리 없이 단순하게 암기를 반복한다거나, 특히 수학문제의 경우 문제 풀이에 막히게 되면 고민의 과정 없이 바로 해설지를 보는 경우가 해당된다. 심지어 ‘apple(사과)’라는 영단어를 외우기 위해 연습장에 열심히 적어가며 입으로 ‘에이-피-피-엘-이’라고 말해가며 암기하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도 보았다.

이러한 케이스를 좀 더 확장시켜보면 ‘문제풀이 요령’을 제대로 모르는 채 푸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국어영역의 긴 지문을 무턱대고 먼저 읽고 해당되는 문제를 하나씩 풀다가 선택지의 내용을 확인하려 지문을 다시 읽고 문제를 푸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수능시험에는 제한 시간이 있다. 정해진 시간 내에 주어진 문제를 정확하게 풀어내는 ‘수학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인만큼 문제풀이에 적절한 시간분배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위에 언급한 방법으로 국어영역을 풀다보면 제한시간 내에 모든 문제를 풀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영어영역도 마찬가지다. 주제파악, 제목 찾기 등의 대의파악 문제들은 구문과 단어를 세밀하게 읽어가기 보다는 글쓴이의 주장과 중심문장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야 시간적 손해도 덜 보게 된다.

문제를 푸는 순서도 고민해봐야 한다. 수학영역의 경우 객관식 마지막 문항과 주관식 마지막 문항이 가장 어렵게 출제된다. 객관식 마지막 문항에서 막혔을 경우 기탄없이 넘기고 보다 평이한 주관식 앞 문항을 푸는 것이 현명하다. 

영어영역의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빈칸추론문제는 맨 마지막 부분이 아니라 31번에서 34번 사이에 위치해있다. 같은 빈칸추론 문제라도 맨 뒤의 장문독해 파트에 나오는 빈칸추론 문제가 상대적으로 쉽다. 

따라서 영어영역에서 시간 부족의 어려움을 겪는 수험생의 경우 대의파악 문제를 풀고 난 후 빈칸추론과 간접쓰기 문제를 풀기 전에 맨 뒷 페이지 장문독해 다섯 문제를 먼저 푸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이처럼 학습에 있어서도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플래너를 통한 꼼꼼한 시간관리로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고, 효과적 학습의 방법이나 문제풀이의 요령 같은 것들도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자신에게 현재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해야한다. 지난 시간에도 강조했듯이 그러한 과정이 진정한 ‘자기주도학습’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하는 공부, 잘 하는 공부

성적향상을 위해선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누구나 말을 한다. 하지만 단순히 열심히만 한다고 해서 효율적인 학습이 이뤄지진 않는다. 효율적이지 못한 학습을 한다면 그 결과도 만족스럽지 못하게 됨은 불을 보듯 뻔하다. 기왕 애써서 하는 공부이니만큼 보다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현명함이 필요할 때다.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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