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북한에 17개월째 억류되었다가 지난해 6월 혼수상태로 석방되었던 미국시민 오토 웜비어(21)씨가 석방 6일만에 사망한 사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학대와 사망에 대한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나는 오해받는 것을 절대로 좋아하지 않지만 오토 웜비어와 그의 위대한 가족에 관해서라면 특히 그렇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2차 미북정상회담 결렬 후 기자회견을 갖고 "김정은 위원장이 웜비어 사건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믿겠다"고 말해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워낙 큰 국가이고 많은 사람이 감옥, 수용소에 있다 보니 일일이 모른다. 김정은 위원장은 구체적인 인물에 대해 몰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나는 북한이 오토의 학대와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오토가 헛되이 죽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오토와 그의 가족은 강한 열정과 강인함의 거대한 상징이 됐고 이는 미래에도 지속할 것"이라며 "나는 오토를 사랑하고 자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오토 웜비어씨 학대와 사망에 대한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밝혔다./사진=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웜비어 부모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정상회담 과정에서 우리는 예의를 지켜왔다"며 "이제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모는 "김정은과 그의 사악한 정권이 우리 아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며 "김정은과 그의 사악한 정권은 상상할 수 없는 잔인함과 비인간성에 대한 책임이 있다. 어떤 변명이나 과장된 칭찬도 이를 바꿀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 법원 또한 지난해 12월24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정권에게 그 책임을 묻고, 웜비어 유족에게 도합 5억113만 달러(5643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당시 AFP 통신 및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베릴 하월 판사는 판결을 통해 "북한은 웜비어에 대한 고문, 억류, 재판외 살인, 웜비어의 부모에게 입힌 상처에 모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웜비어는 2016년 3월 북한에서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법정선고 받은 후, 1년 넘게 혼수상태에 빠져 있던 것으로 알려져, 김정은 정권의 참혹한 인권 상황이 전세계에 그대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