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연습과 독수리훈련이 시작한 2016년 3월7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K-9 자주포가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국과 미국이 올해부터 한미 군사훈련인 키리졸브(KR:Key Resolve) 연습과 독수리훈련(Foal Eagle)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키리졸브 연습은 12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새로운 이름인 ‘동맹’으로 바뀌어 4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다. 남북 전면전을 상정한 일종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워게임인 이 훈련은 기간을 줄여서 방어 위주의 연습으로 진행된다.

야외 실시동 훈련인 독수리훈련은 40여년만에 사라지는 것이다. 훈련 명칭을 아예 없애고 연중 소규모 부대 위주의 훈련으로 대체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은 3일 밤 전화통화를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미연합연습과 훈련을 조정하기로 합의했다.

합참은 4일 “동맹 연습은 한미 양국간의 긴 세월동안 유지한 파트너십과 대한민국 및 지역적 안정을 방어하기 위한 의지를 강조하는 연합지휘소연습”이라며 “동맹 연습은 기존 봄에 진행되었던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을 조정해 한반도에서의 전반적인 군사작전 훈련을 전략, 작전, 전술적인 분야에 중점을 두고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국방 당국이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을 종료하고 새로운 명칭으로 축소된 훈련을 진행하기로 한 것은 이 훈련에 늘 반발해온 북한을 배려한 조치로 평가된다. 지난해 남북, 북미 간 대화 분위기가 시작되자 한미 군사 당국은 이미 이 훈련들을 절제해 시행했고, 하반기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을 유예한 바 있다.

또 여러 차례 훈련비용 문제를 거론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뜻에도 부합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한국과 군사훈련을 원치 않는 이유는 미국이 되돌려 받지 못하는 수억 달러를 절약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것은 내가 대통령이 되기 오래 전부터 나의 입장이었고, 또한 이 시기에 북한과의 긴장을 줄이는 것은 좋은 것이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은 할 때마다 1억달러의 비용을 초래해 오래 전에 포기했다”며 “폭격기들이 괌에서부터 와야 하고 바로 옆이라고 하는데 7시간이다. 이렇게 수억 달러의 폭탄을 사용하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한미가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해 시행하기로 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결과 없이 ‘빈손’으로 귀국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체면치레를 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회담 때 밝힌 것처럼 북한 역시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 동결할지 주목된다.

매년 가을에 실시되는 한미연합 군 지휘소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도 명칭이 바뀌어 사실상 폐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와 맥스선더(Max Thunder), 쌍매훈련(Buddy Wing) 등도 유예되거나 한국군 단독으로 실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