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청와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4일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고 “(이 자리에는) 브라질뿐만 아니라 아주 멀리에서 오신 분들이 많다”면서 “여러 나라에서 이렇게 흩어져서 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이 겪어야 했던 여러 가지 고생들을 말해주고 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과거 우리나라에는 ‘친일을 하면 3대가 떵떵거리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있었다”며 “친일한 사람들은 당대에 떵떵거릴 수 있었고, 자식들을 잘 교육시키고, 유학도 보내고 해서 해방 후에도 후손들이 잘살 수 있었던 반면에,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은 가족들을 제대로 돌봐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자식들까지도 오랜 세월 고생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런 것을 바로잡는 것이 해방된 조국이 해야 될 일인데, 과거 우리 역대 정부가 그런 점에서 부족한 점들이 있었다. 그런 점들을 반성하면서 우리가 독립 운동가를 최대한 발굴해내고, 또 그 후손들을 제대로 모시려고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남북관계가 좀 발전한다면, 남북이 함께 협력해나간다면 독립운동가들을 더 많이 발굴하고 후손들을 찾아서 대접하는 일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아직도 찾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이 많고, 또 독립운동가는 찾아서 서훈까지 다 마쳤는데 그 후손을 찾지 못해서 서훈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그런 분들도 아직 많다”며 “특히 러시아와 중국 쪽에 많은데 분단 때문에 기록들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은 그런 탓도 있었을 테고, 현지에서 이동이 있었기 때문에 기록 확인이 어려운 경우도 있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현지 고려인들 모임이라든지 중국의 동포사회에서도 독립운동을 한 분들을 발굴하는 일뿐만 아니라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을 찾아서 제대로 우리가 모실 수 있게끔 하는 일에도 함께 도움을 주시면 좋겠다는 부탁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아마 남북관계가 앞으로 좀 발전한다면, 그래서 남북이 함께 협력해 나간다면 우리가 독립 운동가들을 더 많이 발굴하고 후손들을 찾아서 대접하고 하는 일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더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 오찬에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호주, 캐나다, 영국, 브라질에 거주하는 8개국 64명의 독립유공자들이 초청됐다.

이 가운데는 구한말 13도 연합 의병부대를 이끌고 항일 무장투쟁을 벌이다 순국한 의병장 허위 선생의 증손녀 허춘화 씨(러시아 거주·61)를 비롯, 외국인임에도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힘쓴 베델(Emest T. Bethell), 에비슨(Oliver R. Avison), 스코필드(Frank. W. Schofield), 쇼(George Lewis Shaw), 톰킨스(Floyd Williams Tomkins) 선생의 후손도 참석했다.

특히 대한매일신보, 코리아 데일리뉴스를 발행해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과 만행을 세계 각국에 알렸던 영국인 베델 선생의 후손인 수잔 제인 블랙 씨(영국거주 손녀·64)는 이번 초청을 계기로 베델 선생의 유품을 국가보훈처에 기증했다.

이번에 초청된 해외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지난 2월27일부터 6박7일의 일정으로 방한, 국립 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서대문형무소와 독립기념관 등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대한민국의 문화와 발전상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일정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