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상반기까지 고전 가능성
하반기 이후 업황 개선 전망 기대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부품사들의 표정에 드리운 근심이 좀처럼 지워지지 않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의 가격 약세가 지속되면서다.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다소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일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월 PC D램과 서버 DIMM 평균 가격은 각각 14%, 10%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낸드의 평균 가격은 10%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D램의 수출 하락폭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잠정 수출은 67억7000만달러로 3개월 연속 역성장이 이어졌다. 올해 반도체 업황이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 SK하이닉스의 2세대 10나노급 DDR5 D램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부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은 양사의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1~3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영업이익은 5조원대로 전망되고 있다. 이 기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약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시그널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고정거래 가격이 예상 범위 내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이유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며 하락했던 메모리 반도체의 고정거래 가격이 수개월 만에 예상 범위 내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다만, 당초 예상 대비 D램의 수요 개선 속도가 더디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업체별 단기 실적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LCD의 가격 하락도 지속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의 3월 상반기 LCD 패널 가격은 대형 TV용 제품의 하락이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31~43인치 TV 패널 가격 하락이 멈추면서 전반적인 내림세는 둔화됐다.

LCD 업황 부진은 LG디스플레이 수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LCD 매출 비중이 큰 LG디스플레이가 올해 1분기에 1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분기부터 LCD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LG디스플레이의 실적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L8 8세대 LCD라인의 일부 감산 등이 LCD수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LCD 시장의 공급과잉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의 지원이 디스플레이 산업에 집중되며서 10세대 이상이 LCD 라인 생산시설 등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부터 중국 HKC 8.6세대, CSOT 10.5세대 라인이 본격 가동에 돌입하는 것 감안하면 삼성디스플레이 및 LG디스플레이 LCD 라인 전환 투자에 따른 구조적인 LCD 업황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LCD 출구전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와 파주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을 계획대로 가동하는 등 OLED의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LCD 대체를 위해 양자점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개발을 서두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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