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문인들이 사랑한 17세기 이담로가 만든 경승지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조선시대 문인 이담로(1627∼1701)가 호를 '백운동은'(白雲洞隱)이라고 지을 정도로 끔찍하게 사랑한 정원인 '강진 백운동 원림(園林)'이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 제115호로 지정됐다고 문화재청이 7일 밝혔다.

'호남 3대 정원'이자 많은 조선 문인이 극찬한 백운동 원림은 강진군 성전면 월출산 옥판봉(玉版峰) 남쪽 경사지 아래쪽에 있다.

원림 본가인 백연당(白蓮堂)에서 북쪽으로 11㎞ 떨어진 곳에 있으며, 고려시대에는 백운암이라는 사찰이 존재했다고 전하는데, 계곡 옆에는 '백운동'(白雲洞)이라는 글자를 새긴 바위가 남았다.

안뜰에는 시냇물을 끌어들여 만든 시내인 '유상곡수' 흔적이 있고, 화계(花階·꽃계단)에는 소나무·대나무·연·매화·국화·난초가 자라고 있다.

이담로는 유상곡수와 관련해 "구곡을 만들고 술잔을 띄움은 왕희지의 난정(蘭亭)을 본받고자 함"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담로가 별장으로 조성한 백운동 정원은 증손인 이의권이 거주하면서 주거형 별서(別墅)로 바뀌었고, 후손인 이덕휘와 이시헌 등이 원림을 가꿔 현재의 모습이 만들어졌다고 추정된다.

이시헌의 스승인 다산 정약용은 이 원림에 반해 초의선사에게 그림을 그리게 하고, 옥판봉·산다경(山茶徑)·백매오(百梅塢) 등 경치 12개를 칭송하는 시를 지었다.

다산과 초의선사가 남긴 작품은 '백운첩'에 전하며, 이시헌은 선대 문집·행록(行錄)·필묵을 엮은 '백운세수첩'(白雲世手帖)을 만들었다.

김창흡, 김창집, 신명규, 임영 등 이름난 인물들이 원림을 보고 쓴 기록도 있다.

집에 딸린 숲이나 정원을 뜻하는 원림 중 국가명승은 순천 초연정 원림, 보길도 윤선도 원림, 예천 초간정 원림, 담양 명옥헌 원림, 안동 만휴정 원림, 화순 임대정 원림을 포함, 모두 7곳으로 늘었다.

문화재청은 백운동 원림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문화를 교류하며 풍류를 즐기던 곳이자 차 문화의 산실이라며,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체계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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