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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촘촘히 쌓아올린 서사의 힘…충무로 우상들의 결 다른 스릴러 '우상'
승인 | 이동건 기자 | ldg@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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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3-07 17: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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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촘촘히 쌓아올린 서사에 충무로의 우상들이 모여 결이 다른 스릴러를 탄생시켰다.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우상'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수진 감독을 비롯해 배우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가 참석했다.

'우상'은 아들의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까지,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한공주'로 2014년 제43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Rotterdam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 최고 영예인 타이거상을 수상한 이수진 감독의 신작이다.


   
▲ 지난달 20일 '우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설경구, 천우희, 한석규, 이수진 감독. /사진=딜라이트


이수진 감독은 '우상'을 연출한 계기에 대해 "과거 단편영화를 만들던 당시 첫 데뷔작으로 어떤 이야기를 할까 생각했던 소재가 바로 이 작품이었다"면서 "당시에는 기회가 안 돼서 '한공주'라는 작품을 끝내고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사회의 크고작은 사건들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 시작이 어디일까 고민한 적이 있다. 그렇게 제 나름대로 생각했던 것이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멜로, 드라마, 코미디, 액션, 재난 블록버스터 등 모든 장르를 망라하며 관록의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설경구는 '우상'을 통해 또 한 번의 강렬한 변신을 선보였다. 설경구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목숨과도 같던 아들을 잃고 아들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쫓는 아버지 유중식으로 분해 자식을 잃은 비통한 심정을 연기했다.

설경구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중식이라는 인물을 잘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사람의 선택을 공감할 수 없었고, 이 인물이 궁금해졌다"면서 "메인 캐릭터인데도 계속해서 리액션을 한다는 점도 재미있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이수진 감독은 유중식을 '뜨겁게 시작해서 차갑게 끝나는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설경구는 "매 회차 중식의 감정은 기승전결이 있는 게 아니었다. 한 번에 치고 나가야 하는 감정이라서 웜 업을 하지 못했고, 감정을 끌어올린 상태로 현장에 가야 했다. 한편으로는 부족함을 느꼈던 작품이다"라고 털어놓았다.


   
▲ 지난달 20일 '우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사진=딜라이트


90년대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끌고, 연기 경력만큼이나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한석규는 '우상'을 통해 다시 한 번 대표작 갱신에 나선다. 

한석규는 "전 학창시절부터 새로운 한국영화를 꿈꿨다. 한때는 작업을 맹렬하게 했지만 그것에 지치기도 했다"면서 "어느 순간 '다시 하자', '끝까지 해보자' 하는 마음이 생겼을 때 만난 영화가 '우상'이다. 이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작품을 선택한 계기를 밝혔다.

한석규가 연기하는 구명회는 신망받는 차기 도지사 후보이지만 아들의 뺑소니 사고 후 정치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고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 명예와 권력이라는 우상을 좇지만, 또한 모두의 우상이 되고 싶었던 구명회는 한석규의 연기로 더욱 빛을 발한다.

한석규는 "'우상'은 디테일하고 촘촘한 성격의 작품이었다. 그 결에 맞춘 연기 톤을 소화하는 게 만만찮은 작업이었지만, 원했던 작업이었기 때문에 좋았다"고 촬영 후일담을 전했다.

'우상'에서는 충격적인 사고 이후 비밀을 거머쥔 채 사라진 여자 최련화(천우희)의 이야기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우상을 가질 생각도 못 한 채 생존이 최우선이었던 최련화는 매 순간 절박하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천우희는 "련화는 일반적인 생존권조차 없고, 이상을 꿈꾸지도 못하는 인물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인물이지만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극 중 가장 강한 인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화계 안팎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한공주' 이후 이수진 감독과 재회한 작품이지만, 이번 작품으로 자신의 한계를 확인하기도 했다고. 천우희는 "그간 강한 캐릭터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이번에도 잘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중국말, 사투리에 외형적인 변화도 어려웠지만 이 인물을 6개월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더라"라고 털어놓았다.


   
▲ 지난달 20일 '우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이수진 감독. /사진=딜라이트


'우상'은 144분이라는 러닝타임도 잊게 만들 만큼 세 인물의 강렬한 사연이 교차하며 객석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그 끝에서는 이수진 감독이 꼬집고 싶었던 우상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수진 감독은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며 "나 역시 특정인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고 좋아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고 밝혔다. 누군가는 당혹감을 느끼고 누군가는 메시지를 곱씹을 '우상'의 엔딩, 그 곳에 이르기까지 이수진 감독과 세 배우가 촘촘히 쌓아올린 서사는 놀랍도록 충격적이다.

인생 최악의 위기에 몰린 한석규의 차가운 눈빛은 물론 설경구가 선보일 처절한 부성애,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한 변신을 시도한 천우희의 색다른 매력이 돋보이는 '우상'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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