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청와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8일 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 의원인 박영선 의원과 진영 의원을 각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는 등 7개 부처에 이르는 개각을 단행했다. 문재인 정부 첫 조각 이후 최대폭이다.

당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민주당 3선인 우상호 의원이 유력했지만 막판에 입각 명단에서 빠졌다. 전날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회를 찾아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만난 이후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후보자들을 복수로 검증하고 있는 것이고 여러 가지가 고려됐지만 가장 큰 것은 당의 요청이었다”며 “어제 강기정 수석이 이해찬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고위관계자는 “이해찬 대표가 ‘우 의원이 당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취지에서 입각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며 “문 대통령도 우 의원의 거취에 대해 정무적 판단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비 문재인계’로 분류되는 박영선‧진영 의원의 입각을 놓고 탕평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우상호 의원의 입각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차기 총선을 겨냥한 ‘세대교체’ 의미를 축소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보통 개각의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견책성 경질이나 국면전환을 꾀할 때이다. 이번 문재인정부 2기 개각은 내년 2020년 4월15일 총선을 앞두고 의원 겸직 장관들을 당으로 복귀시켜 선거를 준비토록 하는 정치적인 스케줄을 고려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4선인 박영선 의원이나 진영 의원에다 3선인 우상호 의원까지 차기 총선 출마를 포기할 경우 자연스럽게 물갈이가 되면서 ‘세대교체’라는 의미가 전격 부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일단 박영선‧진영 의원은 내년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박영선·진영 의원의 경우 다음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따라서 우상호 의원은 총선 출마로 복귀시키면서 정치적인 의미를 희석시키면서 관료와 전문가 출신 입각을 더해 ‘일하는 정부’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한마디로 ‘공을 많이 들인 개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변인도 이번 개각 콘셉트에 대해서 “문재인정부 중반기를 맞아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고, 이런 성과를 내기 위해 능력이 검증된 인사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교 교수는 “박영선 의원의 경우 ‘비문’이지만 ‘스타급 의원’이라는 점에서 배려하는 인사를 한 것”이라며 "진영 의원의 경우에도 경쟁률이 높은 '용산 지역구' 의원인 점을 고려한 입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우상호 의원 입각 제외에 대해 이해식 대변인 브리핑을 내고 ”문재인정부 2기 입각 대상으로 꾸준히 거론되어온 우상호 의원에 대해서는 이해찬 당대표의 만류가 있었다“며 ”우상호 의원은 원내대표를 역임한 당내 중진 의원으로,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해 추후 당에서 그에 적합한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개각이 차기 총선에 출마할 정치인들을 고려한 것이라는 점에서 유은혜 교육부장관 및 사회부총리와 이낙연 국무총리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유 장관의 경우 현직의원이고, 이 총리는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고 있어 이들에 대한 교체가 언제 이뤄질지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김 대변인은 이날 ‘5월 정도 순차 개각이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이번에 개각을 했는데 5월에 또 개각을 한다든지, 그렇게 인위적인 캘린더식 인사는 하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