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tvN '커피프렌즈'(연출 박희연)가 8일 10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커피프렌즈'는 볼거리 풍성했던 훈훈한 분위기의 착한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유연석과 손호준이 개인적으로 진행해오던 동명의 커피차 기부 프로젝트를 확대해 방송으로 옮겨왔다. 

제주도의 한 감귤농장 폐창고를 카페로 개조해 운영했던 '커피프렌즈'는 스타들이 직접 음식과 차를 만들고 손님 접대를 하고 설거지, 감귤따기 등 궂은일을 다했다. 이 곳을 찾은 손님들은 스타들의 서빙을 받으며 즐겁게 식사를 하고 음료를 마시고 감귤따기 체험을 했으며 능력껏 기부를 했다.

'커피프렌즈'는 많은 것을 보여줬고, 많은 일을 해냈다.

메인셰프는 유연석이었고 손호준은 제빵과 바리스타를 담당했다. 유연석은 원래 요리에 관심이 많고 잘 하는 편이지만 다양한 메뉴를 위해 여러 요리를 섭렵했고, 백종원에게 사사까지 받았다. 손호준은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고 제빵 기술도 직접 배웠다. 

   
▲ 사진=tvN '커피프렌즈' 포스터


최지우와 양세종은 아르바이트생으로 합류했다. 조재윤도 거의 반고정 알바로 활약했다. 최지우의 미소는 커피프렌즈를 늘 상큼하게 했고, 양세종은 멤버들과 손님들에게 방향제와 같았다. 조재윤은 든든한 맏형이 돼 프로그램을 더욱 맛깔나게 만들었다.

단기 알바생의 라인업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에 동방신기 유노윤호, 요리연구가 백종원, 엑소 세훈, 아스트로 차선우(바로), 워너원 출신 강다니엘, 배우 남주혁이 함께했다.

간단한 토스트와 스튜, 커피와 쥬스 정도로 시작됐던 메뉴는 발전을 거듭했다. 손님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맛있고 좋은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열세 가지 메뉴로 늘어났다. 

좋은 뜻이 모여 기부를 받은 금액은 총 1209만3977원이었다. 기부금은 장애 어린이를 위한 후원금으로 전달돼 프로그램의 취지를 오롯이 살렸다. 

참 착하고 따뜻한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당연히 시즌2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긴다.

다만, 아쉬웠던 것 한 가지. 좀 더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커피프렌즈'는 매우 깔끔하게 진행됐다. 힘들고 바빴지만 임직원들은 늘 미소를 잃지 않았다. 서로 케미스트리도 좋았다.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지고, 한 잔의 커피도 신중하게 내리고, 정성껏 서빙을 하고, 손님들은 음식을 즐기고, 출연진이 손님들과 다정스럽게 소통을 하고.

좋은 그림이 반복되고 또 반복됐다. 영업 일차가 바뀌고 신메뉴가 보태지고 알바생들이 바뀌고 손님들도 바뀌었지만 프로그램은 단조로웠다.

명색이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메인 출연진도 그렇지만 알바생까지 포함하면,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톱스타들을 그러모을 수 있었을까 싶다. 이렇게 호화 멤버들을 모아놓은 예능이지만 화제성은 떨어졌다.

'재미'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커피프렌즈'는 여러 면에서 '윤식당'과 유사했다. 특정 지역에 식당(카페)을 차리고 연예인이 운영을 하면서 일반 손님을 맞았다. '윤식당'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고, '커피프렌즈'에 대한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재미의 차이였다.

착한 예능을 지향하다보니 인위적인 설정은 없었다. 있는 그대로를 담백하게 보여줬다. 그런 면에서는 '효리네 민박'과도 비교될 만했다. '효리네 민박'은 화제 만발이었고, '커피프렌즈'는 화제를 많이 만들지 못했다.

이런 점은 시청률에서도 잘 드러났다. '커피프렌즈'의 최고시청률은 6.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였고, 평균 4~5%대에 그쳤다.  

   
▲ 사진=tvN '커피프렌즈' 방송 캡처


볼 만한 프로그램을 공들여 만들어놓았는데 시청자들의 눈길을 좀 더 사로잡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지켜봤다. 한정된 공간에서 너무 비슷한 장면이 되풀이되다보니 긴장감도 떨어지고 보는 재미도 떨어졌다. 

어차피 보여줄 것은 뻔했다. 문제는 얼마나 예능으로 잘 포장하느냐였을 것이다. 똑 같은 장면이라도 어떻게 편집하고 어떤 자막을 붙이고 어느 지점에 포인트를 두느냐에 따라 프로그램의 성격은 많이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제작진이 너무 정공법을 택한 탓으로 여겨진다. 유연석이 음식 하나를 만들더라도 정성을 다하는 모습, 손호준이 크림으로 커피에 예쁜 무늬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신선했지만 곧 익숙해졌다. 차고 넘치는 각종 맛집 소개나 먹방 프로그램에서 흔히 봤던 장면과 차별점이 없었다. 오히려 이들이 미숙해서 실수하는 장면이라도 자주 나왔으면 예능으로서는 더 유혹적이었을 것이다.

이 정도 아름다운 사람들이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면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면 안일했다. 다큐처럼 보여서는 예능의 장점을 살릴 수 없는 것 아닐까.

'커피프렌즈'처럼 착한 예능이 더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또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 때문에 보태는 참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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