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질 악화 건강가전 수요 증가…가전제조사들 신제품 앞세워 마케팅 강화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남매를 둔 아버지 민성현(41·회사원)씨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스마트폰의 날씨 애플리케이션을 눌러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한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과 유치원에 다니는 딸의 건강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요즘 민 씨는 신용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아파트 대출금과 아이들 학원비에 여윳돈이 빠듯하지만 공기청정기를 한 대 더 구입해 아이들 방에 놓아줄 생각이다. 여기에 미세먼지 때문에 빨래 말리기가 어렵다는 아내의 투정도 민씨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다.

최악의 미세먼지로 사회 전체가 고통받는 가운데 ‘신가전’이 가전 시장의 대세로 부상하고 있다. 연중행사가 되다시피 한 미세먼지 영향으로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공기청정기와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신가전’의 인기가 갈수록 치솟고 있다.

   
▲ LG전자 모델들이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30~4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2017년 140만대에서 지난해 250만대로 성장했고, 올해는 3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건조기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0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200만대 규모로 세탁기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의류관리기는 지난해 30만대에서 올해 45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기질 악화가 일상화된 환경에서 건강가전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라며 “공기청정기, 건조기, 의류관리기, 전기레인지, 무선청소기 등이 미세먼지 관련 수혜제품”이라고 분석했다.

신가전 시장을 두고 가전 제조사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관련시장의 성장이 LG전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기청정기와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건강가전 매출액은 지난해 LG전자 H&A 사업부의 10%, 국내 가전 매출액의 20%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련 품목은 지난해 40% 이상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LG전자는 청정면적을 확대한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4세대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한 트롬 건조기, 무빙 행어·트루스팀·바지 칼주름 관리기의 독자 기술을 탑재한 트롬 스타일러를 앞세워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 삼성전자 모델들이 대용량 건조기 '그랑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역시 신가전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디자인과 기능을 강화한 공기청정기 삼성 큐브를 비롯해 대용량 건조기 그랑데, 의류 청정기 에어 드레서 등의 판매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그랑데 16kg 모델이 인기를 끌며 삼성전자 건조기 실적을 이끌고 있다. 대용량 제품의 선호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 모델은 예열 기능으로 빠르게 최적 건조 온도에 도달시킨 뒤 60℃가 넘지 않도록 제어하는 ‘저온제습 인버터’ 기술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밖에 대우전자, 위닉스, 대유위니아, 코웨이 등 국내 가전제조사도 신가전 제품들을 선보이며 시장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다. 이 회사들은 가성비를 앞세운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있다.

해외업체들도 국내 신가전 시장에 정성을 쏟고 있다. 다이슨과 일렉트로룩스, 밀레, 발뮤다 등이 신제품을 잇달아 공개하며 판매 확대에 정성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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