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가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얼마 전까지 우승권 다툼을 벌이던 팀이 이제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특히 하위권 팀들에 연이어 역전패를 당한 충격이 크다.

토트넘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사우샘프턴과의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2로 졌다. 전반 해리 케인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사우샘프턴의 얀 발레리, 제임스 워드-프라우스에 연속골을 내주고 당한 역전패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최근 4경기 연속 무승(1무 3패)의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4경기서 얻은 승점이 고작 1점이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토트넘은 맨시티, 리버풀을 추격하며 선두권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그런데 4경기 만에 토트넘은 3위 자리 지키기는 물론, 5~6위로 순위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토트넘은 승점 61로 3위를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순위를 결코 장담할 수 었다. 4위 맨유(승점 58), 5위 아스널(승점 57)과 승점 3~4점 차로 쫓기고 있다. 두 팀은 토트넘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다. 11일 새벽 열리는 맨유-아스널의 맞대결에서 맨유가 이기면 토트넘과 승점이 같아지고, 아스널이 이기면 토트넘과 승점 차는 1점으로 좁혀진다. 6위 첼시(승점 56)는 토트넘보다 두 경기나 덜 치러, 만약 2경기 모두 승리한다면 승점 62가 돼 토트넘을 추월한다.

이제 토트넘은 리그 4위까지 주어지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확보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토트넘은 추락이 언제 시작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월 23일 번리전이 그 출발이었다. 이전까지 4연승 행진을 벌이며 승승장구하던 토트넘은 27라운드 번리와 원정경기에서 1-0으로 리드하다 후반 2골을 내주며 역전패했다. 번리는 하위권에 머물며 강등 걱정을 하고 있던 팀. 그런 팀에게 일격을 당한 충격파는 컸다.

이후 토트넘은 28일 첼시전 0-2 완패로 완전히 하락세를 탔고 지난 2일 아스널전에서 힘겹게 1-1로 비겼다.

그리고 이날 사우샘프턴에 다시 1-2로 패했다. 사우샘프턴전은 여러모로 번리전과 비슷했다. 전반 케인이 넣은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후반 동점, 역전골을 내주며 당한 패배다. 사우샘프턴 역시 강등권 언저리에 있는 하위권 팀이다.

토트넘이 이렇게 추락한 이유에 대한 분석은 여러가지다. 무척 공교로운 것은 팀의 주포인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져 있을 때 손흥민을 중심으로 공격이 잘 돌아가며 4연승을 달렸는데, 케인 복귀와 함께 승리가 실종됐다는 점이다. 케인은 복귀 후에도 거의 혼자 골을 넣으며 제 몫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묘하게도 다른 토트넘 선수들은 공수에서 부진한 모습이다. 케인이 없을 때 4경기 연속골을 넣었던 손흥민이 케인 복귀 후 5경기 연속 침묵(도르트문트와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포함)에 빠진 것도 공교롭다.

번리전에서 역전패를 당했을 때 포체티노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화를 내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우승 도전은 물건너 간 것으로 단정하다시피 했고, 토트넘의 한계가 드러났다며 선수들을 책망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감독의 우려가 현실화된 것인지, 감독의 성급한 질책이 선수들의 기를 꺾어놓은 것인지 헷갈리는 상황이다.

번리와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이겨야 했던 경기를 역전 당한 현재 토트넘이라면 챔피언스리그에 다시 나갈 자격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토트넘의 다음 경기는 4월 1일 리버풀전이다. A매치 휴식기 등으로 20일의 팀 정비 기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번 시즌 리그 8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토트넘은 최소 4위 안에 들어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하는 데 총력전을 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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