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설경구가 영화계 우상 한석규의 심정을 헤아렸다.

배우 설경구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미디어펜과 만나 영화 '우상'(감독 이수진) 촬영 후일담을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설경구는 "제가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 한석규 형의 위치는 대단했다. 유일하게 투자되는 배우였고, 영화판의 모든 재료였다"고 자신의 데뷔 당시 이미 최고 스타였던 한석규의 입지를 떠올렸다. 이어 "모든 사람들이 오로지 형만 바라보고 있었으니 형도 그 짐이 꽤 무거웠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우상'을 통해 '쉬리'(1999) 이후 한석규와 20년 만에 재회한 설경구. 그는 "전 석규 형을 예민하다고 생각했는데 형이 변한 건지, 너무 털털하더라. 우리 현장은 쉬운 현장이 아니었는데 형이 가끔씩 실없는 소리를 하면서 분위기를 환기해줬다"라고 한석규와 호흡한 소감을 밝혔다.


   
▲ 영화 '우상'의 배우 설경구가 미디어펜과 만났다. /사진=CGV아트하우스


이제 본인을 우상으로 삼는 후배 배우들이 많다는 말에는 한없이 겸허한 모습이었다. 설경구는 "후배들에게 전 좋아하는 선배일 뿐이다"라며 "연기할 땐 선후배가 없고 동료다. 각자 가진 재료가 다르고, 고유의 존엄이 있기 때문에 가르치거나 강요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연기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건 감독님 뿐이다"라고 단언했다.

한편 '우상'은 아들의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멜로, 드라마, 코미디, 액션, 재난 블록버스터 등 모든 장르를 망라하며 관록의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설경구는 '우상'을 통해 또 한 번의 강렬한 변신을 선보인다. 설경구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목숨과도 같던 아들을 잃고 아들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쫓는 아버지 유중식으로 분해 자식을 잃은 비통한 심정을 연기했다. 오는 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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