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3월 A매치 2연전(22일 볼리비아, 26일 콜롬비아)을 앞두고 27명의 대표선수 소집 명단을 11일 발표했다.

이번에 소집되는 대표팀에는 새 얼굴 포함 젊은 선수들이 여럿 발탁됐다. 

아직 10대의 나이에 성인대표팀의 콜을 받은 이강인(18·발렌시아)이 우선적으로 눈에 띈다. 이미 러시아 월드컵과 아시안컵 대표로 선발됐던 이승우(21·베로나)는 대표팀 한 자리를 지켰다. 백승호(22·지로나)도 처음 A대표팀에 합류하게 됐고, 김정민(20·리퍼링)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 대표팀 평균연령을 낮춘 이강인, 이승우, 김정민, 백승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렇게 젊은 선수들이 선발됨으로써 대표팀의 평균연령이 많이 낮아졌다. 25.7세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당시 한국대표팀 평균연령은 27.8세였다. 올 1월 아시안컵 출전 대표팀의 평균연령은 26.2세. 조금씩 평균연령이 낮아져온 것을 알 수 있다.

벤투 감독이 인위적으로 세대교체를 서두르는 것은 아니다.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의 주축이었던 기성용과 구차절이 나란히 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둘이 은퇴 의사를 밝혔을 때 가장 아쉬움을 나타낸 사람이 바로 벤투 감독이었다. 아직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이 30세를 갓 넘은 나이에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것이 대표팀 전체 전력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어쨌든 기성용, 구자철이 물러남으로써 생긴 빈자리는 누군가 채워야 했고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를 책임질 미래 자원들에게 태극마크 기회가 많이 돌아간 것이다. 

처음 성인대표팀에 합류하는 이강인이나 백승호가 당장 좋은 활약을 펼치며 대표팀의 주전으로 자리잡기를 바라기는 힘들다. 장기적인 안목에 의한 대표 발탁이며, 사실상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하는 첫걸음이라 볼 수 있다.

오는 9월이면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이 시작된다. 벤투 감독은 그 전에 성장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대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유럽 무대에서 뛰는 젊은 선수들을 콜해 직접 기량을 확인해보려 하는 것이다.

대표팀에서 앞으로 이들이 할 역할이 무엇인지, 선배들과 얼마나 호흡이 잘 맞는지, A매치에 출전했을 때 적응력이 있는지 등을 두루 살펴보게 될 것이다.

러시아 월드컵 16강 토너먼트 진출 실패,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 등 최근 한국대표팀은 기대치에 못미치는 성적을 냈다. 세대교체는 단순히 평균연령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대표팀 전력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대표팀에 새로 합류했거나 아직 주전 도약을 못한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실력 발휘를 해주느냐에 따라 한국축구 세대교체의 성패가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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