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12월 결산 상장법인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번 주의 경우 15일이 이른바 ‘슈퍼주총데이’를 이루는 등 주주총회가 같은 날짜에 겹치는 상황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아울러 많은 회사들이 도입을 선언한 전자투표의 경우 실질 이용률은 여전히 낮은 상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법인아 3월 들어 주주총회를 잇달아 개최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총 2216개사 가운데 120개사가 이번주(10~16일) 사이에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 재작년 12월 20일 서울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열린 전자투표 모바일 서비스 오픈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서비스 시연 화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쏠림 현상은 여전히 심각하다. 이번 주 주주총회를 여는 기업들 가운데 무려 100개사가 15일에 주총회을진행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부터 3월 셋째 주까지 주주총회를 여는 기업은 총 136개사로, 나머지 2080개사는 남은 10거래일 동안 주주총회를 진행하는 셈이다.

업계 안팎은 그동안 이른바 ‘슈퍼 주총데이’라 불릴 만큼 많은 회사들의 주총이 하루에 집중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애써왔다. 특정 날짜에 주총이 너무 많이 몰릴 경우 주주들이 고른 관심을 갖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에도 ‘슈퍼 주총데이’의 출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기업들 주주총회의 새로운 흐름 중 하나인 전자투표 이용률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2월 결산 상장법인 가운데 오는 16일까지 전기주주총회 개최를 위해 전자투표 혹은 위임장을 이용하는 회사는 총 230개사로 집계됐다. 지난주(3~9일)에 총 33개사가, 이번주(10일~16일)는 197개사가 전자투표를 이용한다. 

이는 앞서 예탁결제원과 전자투표 서비스 이용계약을 체결한 기업이 무려 1331개나 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즉, 계약만 맺고서 실질적인 실제 전자투표는 진행하지 않는 셈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변수가 있다. 일부 경영진들은 전자투표 도입을 꺼린다거나, 애초에 ‘외부 공표용’으로 서비스 계약만 체결하고 이용은 미뤄둔 케이스 등이다.

전자투표는 회사가 전자투표시스템에 주주명부, 주주총회 의안 등을 등록하면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도 전자적인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 친화적 제도다. 주주총회 개최지가 주로 서울과 경기권인 점, 개최일도 특정 날짜에 집중되는 점 등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의결권 확보와 주주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서비스 계약만 체결하고 실제 이용을 하지 않는 회사들이 많아 ‘전자투표 활성화’라는 목표는 올해도 난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자투표를 하기 위해 필요한 이사회 결의 과정에서 실제 이용하는 기업이 급감하는 패턴을 보인다”면서 “억지로 시행하도록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제도 확산을 위해서는 별도의 인센티브가 필요한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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