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대신할 동남아 시장 적극 공략 나서
젊어진 브랜드와 친환경 기술력으로 유럽시장 공략
고급화 이미지 안착목표…제네시스 활용 미국 공략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본격적으로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에 돌입한 현대자동차그룹이 새롭게 글로벌 시장 공략 전략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최대 시장이던 중국 시장 재정비를 시작으로 미국시장에서 제네시스가 정식 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판매 돌입과 함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새로운 볼륨모델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럽시장에서는 친환경라인업을 추가 투입하는 등의 새판을 짜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말 권역별 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해외 사업부문 임원인사를 통해 조직이 젊어지며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이고 빠르게 대처 할 수 있게 되며 새로운 판매전략이 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되고 있다. 

   
▲ 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사옥 /사진=미디어펜


12일 관련업계와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기아차 중국 현지 합작 생산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는 중국 장쑤성에 위치한 옌청 1공장 생산중단을 검토하고 있고, 현대차의 중국 생산법인 베이징현대도 베이징 1공장 생산중단을 결정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2년 각각 현지 업체인 베이징기차 및 둥펑자동차·위에다그룹과 합작을 통해 중국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고 매년 고속성장을 달성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사드 사태 여파로 판매량이 급감하기 시작해 지난해는 현대차가 79만대, 기아차는 37만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에 중국의 일부 공장을 중단하고 중국에서 판매되는 물량을 동남아지역으로 수출할 계획이다.또 이 지역에 현지전략형 차종을 투입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호황기를 맞은 인도시장에서 판매확대를 통해 중국시장의 리스크를 상쇄시키는 등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인도의 경우 미국의 GM과 일본의 스즈키보다 후발주자였음에도 이미 '쌍트로라'는 국민차를 탄생시켰던 성과를 거둔 현대자동차인 만큼 앞으로도 현지전략차종을 앞세워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2017년부터 준비한 인도 공장을 올해 하반기에 준공할 계획이고, 본격적인 가동이 시작되면 인도시장의 인기차종인 소형 SUV를 중심으로 시장확대에 돌입한다. 이를 통해 중국시장의 판매감소를 상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시장은 인구 13억명에 달하는 곳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또한 매년 평균 7%대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글로벌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주요 시장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 시장 규모는 2017년 402만대로 독일을 제치고 세계 4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오는 2020년경에는 일본마저 제치고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한동안 고전했던 미국시장에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승인이 완료된 제네시스브랜드의 본격적인 미대륙 고급차 시장공략이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해 유럽에서 올해의 차에 뽑히며 인기가 급상승중인 G70모델을 필두로 시장확대에 나선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입장이다. 

또 현대차의 팰리세이드와 기아차의 텔루라이드 등 전략차종의 시장투입을 통해 주춤했던 시장에서 반등을 도모하고 있다. 이를 통해 프리미엄시장에서 제네시스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도모하고 인기차종인 SUV의 추가투입으로 볼륨을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 제네시스 G70 /사진=미디어펜


유럽시장에서는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차량들을 적극 투입할 계획이다. 

기존 현대차그룹의 컴팩트SUV 인기에 힘입어 선전하고 있는 유럽시장에서는 강화되는 친환경규제에 대응하고 고객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친환경차량의 투입으로 규제의 제약을 뚫고 새로운 볼륨모델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기아차의 스포티지가 유럽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어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고, 고급차량인 스팅어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다만 지난해 9월부터 적용된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TP)으로 강화된 환경규제가 현안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미 개발완료 돼 시판중인 전동화 모델들이 있어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에밀리오 에레라 기아차 유럽권역본부 최고운영책임자(COO) 지난해 파리모터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아차는 다양한 전동화 기술을 갖추고 있고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갖추고 있어 규제가 강해지고 있지만 여기에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향후 5년간은 내연기관차와 전동화 차량이 공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기에 대해 다양한 파워트레인으로 적절히 대응할 계획이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현재 한창 젊어지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도 유럽시장에서 새로운 전략을 펼쳐나가기 좋은 상황이다. 고성능 N브랜드의 호평과 함께 가족을 위한 차량이미지가 강했던 과거와 달리 젊은 고객층의 재미를 위한 브랜드 이미지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토마스 슈미트 현대자동차 유럽권역본부 COO 역시 "유럽시장이 SUV가 성장하고 승용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 속에서 현대차는 친환경차에 강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 기술력과 함께 N브랜드를 통한 고성능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유럽시장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가족용 세단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있는 브랜드이미지와 젊어진 임원진들을 필두로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재에서 신규 판매전략을 통해 지난해 까지의 부진을 만회하고 한단계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이미 현지 전략형 모델들이 호평을 받고 있어 이 같은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해외시장에서 현대차가 369만8000대, 기아차가 239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기존 신규 차종의 투입과 함께 다양한 친환경차 출시와 판매확대를 통해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높일 방침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친환경차 44개 모델, 연간 167만대 판매를 통해 글로벌 전동화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