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19 KBO리그가 기지개를 켰다. 시범경기가 개막해 겨우내 프로야구를 기다려온 야구팬들의 갈증을 조금은 달래줬다.

시범경기의 여러 관전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각 팀들이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이다. 특히 외국인투수의 경우 선발 원투펀치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를 안고 있다.

12일 열린 시범경기 개막전 5경기의 선발투수 10명 가운데 새 외국인투수는 KIA 터너, 키움 요키시, kt 쿠에바스 등 3명이었다. LG 윌슨, 롯데 레일리도 선발로 나섰으나 이들은 재계약을 한 기존 멤버였고, 나머지 다섯 팀은 토종 투수가 선발 등판했다.

새 외국인 선발 중에서는 KIA 터너의 피칭이 가장 돋보였다, 터너는 5이닝이나 던지면서 한 점도 내주지 않은 짠물 피칭으로 국내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요키시도 4이닝 1실점으로 무난한 피칭을 했고, 쿠에바스는 4⅓이닝 6실점으로 기록이 가장 나빴다.

   
▲ 사진=KIA 타이거즈


터너는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SK전를 상대로 5이닝 동안 총 72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터너는 KIA가 헥터 노에시와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데려온 투수다. 즉, 헥터에 준하는 기여를 해주기를 바라는 투수라 할 수 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는 터너가 4경기에서 총 10이닝을 던지며 8실점이나 해 몸이 덜 풀린 모습으로 다소 불안감을 안겼다. 그러나 시범경기 개막전에 등판해 시원한 피칭으로 불안감은 떨쳐내고 기대감을 한껏 키웠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 속에 마운드에 오른 터너는 알려진 대로 강속구 투수였다. 최고 구속이 벌써 151㎞나 나왔다. 선발 맞대결을 벌인 SK 에이스 김광현(4이닝 무실점)과 팽팽한 투수전을 연출하며 전혀 밀리지 않는 투구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터너는 포심 패스트볼(32개)을 위주로 투심 패스트볼(14개), 커브(11개), 슬라이더(9개), 포크볼(6개)을 다양하게 구사하며 공격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1회 1안타만 내줬고, 2회는 삼자범퇴로 SK 타선을 요리했다. 주자를 내보냈을 때 대처도 좋았다. 3회에는 1사 후 최항에게 내야안타를 내줬으나 곧이어 노수광을 2루쪽 병살타로 유도했다. 4회 볼넷과 폭투, 볼넷으로 2사 1, 2루에 몰렸을 때가 가장 큰 고비였다.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터너는 나주환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5회는 다시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끝냈다.

이닝이터 능력, 삼진을 잡아낼 수 있는 능력, 위기관리 능력 등 선발투수의 장점을 고루 보여준 터너는 KIA 마운드 선발진의 새로운 희망으로서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이날 경기는 6회 등판해 2이닝을 던진 양현종이 7회초 로맥에게 솔로포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으나 7회말 SK의 잇따른 수비실책을 틈타 4점을 뽑아낸 KIA가 4-1로 이겼다.  

시범경기 첫 등판을 마친 후 터너는 "만족스러웠다. 공격적으로 던지려고 했는데 계획대로 잘 됐다. 던지고 난 뒤 팔 상태도, 몸 상태도 아주 좋다"며 "나는 땅볼 유도를 많이 하는 유형의 투수인데 KBO리그가 장타가 많은 편이라 오늘처럼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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