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현대자동차와 카드업계간 수수료 협상에서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마저 13일 고개를 숙이면서 수수료 협상문제가 종결되게 됐다.

가맹점 거래가 정지됐던 지난 이틀이란 시간은 짧았지만 현대차의 속내를 알아볼 수 있기엔 충분했다. 신한·삼성·롯데카드 등의 결제가 거부된 지난 11일부터 12일, 현대차 영업점은 말 그대로 ‘현대카드’ 영업점과 다름없었다.

   
▲ 사진=미디어펜

카드사 가맹점 계약 해지 이후 서울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대리점 5곳을 방문했다.

“지금 자리에서 바로 현대카드 만들어 드릴게요. 어차피 다른 카드로는 결제도 안되니까”

카드 결제를 통한 자동차 구입을 문의하자 돌아온 답변이었다. 

현대카드를 현장에서 어떻게 바로 발급을 해주실 수 있는 거냐는 물음엔 “요즘 모바일로 발급이 바로 가능하다”며 “고객님이 직접 고객 정보만 입력해주시면 현장에서 바로 현대카드 발급에서 결제까지 완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딜러들은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를 위해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한 영업점 딜러는 “사실상 혜택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는 카드는 신한·KB국민카드였다”며 “캐시백 혜택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면 조금만 기다렸다가 차를 구매하시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설득했다.

그는 “현대카드에서 제공하는 ‘세이브오토’ 프로그램을 이용하신다면 1%까지 캐시백 혜택을 받아가실 수 있지만 사실상 말이 좋아 할인이지 포인트를 통해 갚아나가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현대·기아차 구입 시 차종에 따라 20만~50만원까지 먼저 포인트를 받아 차량을 구매하고 매달 신용카드 이용액의 1.5%씩 적립한 포인트로 상환하는 방식이다. 자동차 구매 고객은 차량 구입 후 36개월 내에 포인트를 적립해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3년간은 현대카드를 사용해야한다.

현대카드로 결제를 할 때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0.5%의 캐시백을 적용받게 된다.즉, 소비자가 현대카드를 통해 자동차를 구매하게 된다면 1%대 캐시백을 제공하는 타 카드를 이용할 때보다 절반가량 감소한 혜택만 받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일부 딜러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영업점에선 이러한 소비자들의 손해는 설명하지 않고 타 카드사 결제는 불가하다며 현대카드 발급만을 종용하고 나서고 있었다. 

실제 현대카드는 현대차의 계열사로 현대차와 카드사 간의 수수료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업계에선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가맹점 계약 해지 통보는 계열사 밀어주기와 같은 행태가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며 “현대차가 계열사인 현대카드에 ‘일감 몰아주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8일 수수료율을 종전 1.8% 초·중반대에서 1.89%로 올리는 조정안을 각 카드사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B국민·현대·하나·NH농협카드가 1.89% 안팎으로 현대차와 수수료 협상을 타결지었고, 지난 11일에 BC카드도 현대차의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신한카드와는 수수료율 협상을 타결했으며, 삼성·롯데카드와는 순차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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