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량 전년 동월 대비 11.1% 수준에 그쳐
투기 수요 차단 효과…시장 양극화·거래 절벽 해소 노력 필요
   
▲ 정부가 대출 규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9·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지 6개월이 흘렀다. 사진은 서울 종로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시세표 모습.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정부가 대출 규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9·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지 6개월이 흘렀다.

시장에서는 갭투자 등 투기적 가수요를 잡고 집값 폭등 양상을 어느정도 진정시키는 효과는 거뒀다는 판단이다. 다만 거래절벽의 장기화, 지역 양극화 문제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라고 여기고 있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분석 결과 이달 거래량은 647건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49.7건이 거래된 셈이자 지난해 3월 일평균 거래량(445건)의 11.1%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다.

최근 가장 뜨거운 열기를 보였던 서울의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이처럼 거래절벽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만2233건을 기록했지만 이후 내리막을 탔다. 대책의 효과가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11월에는 3535건으로 71%나(8698건) 감소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최근 세 달 거래량은 5741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2만9599건이었던 것에 비해 80.6% 급감했다

시장에서는 매수자와 매도자간의 팽팽한 눈치싸움이 거래절벽 현상을 이끌어 냈다고 보고 있다. 9·13 부동산 대책 효과로 집값이 서서히 떨어지자 매수인은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끄는 데 반해 집주인들은 쉽사리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서울 아파트 값은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부터 하락을 시작해 17주 연속 떨어졌다. 월간 통계로는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4개월간 0.89% 하락했다. 구별로는 강남구가 2.92%, 송파구가 2.07% 하락하는 등 강남4구 아파트가 2.10% 떨어지며 약세를 주도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9·13 부동산 대책이 갭투자 등 투기 수요 차단에는 유효했다면서도 거래절벽으로 치닫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9·13 대책 이후 대출과 세부담이 증가하면서 갭투자 등 투기적 수요가 시장에서 사라졌다”면서 “지난해 급등하던 서울 집값도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함 랩장은 이어 “다만 봄 이사철을 앞두고 있음에도 계절적 성수기가 사라지고 지역별 양극화가 나타나는 점은 우려스럽다”며 “조정지역·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과 비규제지역의 수요억제책에 차이가 나는 등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부동산수석전문위원 역시 “세금과 대출 압박으로 폭등하던 서울 집값이 우선 안정국면에 접어든 것은 높이 평가한다”면서 “다만 강남불패신화를 일궈낸 똘똘한 한 채 붐을 차단한 건 유효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다만 거래 자체가 뚝 끊기며 빙하기에 접어들었고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거래 숨통을 틔우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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