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미국의 ‘수능’에 해당하는 대입시험 SAT·ACT 등에 하버드대 출신의 대리시험자가 전문적으로 시험을 봐준 사실이 알려져 미국 사회에서 파문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는 13일(현지시간) 미 NBC뉴스 등의 보도를 인용하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뉴스에 따르면 2004년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테니스 선수로도 4년간 활동한 입시 컨설턴트 마크 리델(36)은 입시비리의 총괄 설계자인 윌리엄 릭 싱어(58)의 청탁으로 시험 1회당 1만 달러(1132만 원)씩을 받고 SAT·ACT 등 미국 대입시험을 대리 응시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리델이 모두 몇 차례나 대리 시험을 봤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약 45만 달러(5억 1000만원)에 달하는 불법자금을 추징하려는 점에 비춰 수십 회에 걸쳐 대리 시험을 친 것으로 추정된다.

일단 리델은 작년 7월 휴스턴으로 날아와 한 10대 학생의 ACT를 대신 봐준 사실이 확인됐다. 앞서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 소재 입시 컨설팅업체 '에지 칼리지&커리어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입시 컨설턴트 싱어는 연예인·기업인 등 부유층 학부모들에게 “자녀들의 대입 시험에서 고득점을 보장해준다”며 거액을 받았다.

법원에 제출된 수사 자료를 보면 싱어는 ACT는 30점대, SAT는 1400점대를 보장할 수 있다며 학부모들을 유혹했다. ACT 만점은 36점이고, SAT 만점은 1600점이다.

학부모들이 대리 시험 대가로 건넨 돈은 일인당 7만 5000달러(8500만원)나 됐다. 결국 싱어가 대리 시험을 ‘감독’해 ‘선수’인 리델과 수입을 나누는 형태로 범행이 진행됐다.

리델은 2006년부터 플로리다주 브래덴턴에 있는 대입준비기관인 IMG아카데미의 국장급 간부로 근무했다. 현재 그는 자신이 ‘정상적인 컨설팅’으로 대학에 입학시킨 학생 수가 1000명이 넘는다고 항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