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1분기 중 기업공개(IPO) 예정이던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홈플러스 리츠)가 지난 14일 상장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결과가 당초 기대치를 하회한 점이 영향을 줬다는 후문이다. 최근엔 KTB투자증권도 코스닥 상장을 연기해 작년 대비 낙관적이던 올해 상장시장 전망을 나쁘게 만들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리츠가 지난 14일 코스피 시장 상장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홈플러스 리츠 측은 “수요예측 시행 결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 사진=연합뉴스


홈플러스 리츠는 올해 IPO 시장 ‘최대어’로 손꼽힐 만큼 기대를 모으고 있었던 기업이었기에 업계에는 파장이 일었다. 홈플러스 리츠는 당초 공모를 통해 1조 5000억∼1조 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상장 철회에는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 결과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초 기대치를 지나치게 하회한 결과에 더 이상 ‘흥행’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기업들의 IPO 철회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홈플러스 리츠가 상장을 철회하기 하루 전인 지난 13일에는 KTB투자증권이 종속회사인 케이티비네트워크의 코스닥 상장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공식적으로는 ‘연기’ 의사를 밝힌 것이지만 향후 언제 다시 상장이 추진될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골프장 운영 전문기업인 KMH신라레저 역시 작년과 올해에 걸쳐 2번이나 코스닥 상장을 철회한바 있다. 작년 11월의 경우에는 시장침체가 이유였고 올해는 최대주주를 상대로 한 소송문제가 결부되면서 결국 상장이 철회됐다. 

이밖에 SK인천석유화학도 기업공개를 백지화 했으며, 당초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던 교보생명 또한 신창재 회장이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재무적 투자자(FI)들과 분쟁을 겪으면서 상장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작년 한 해 부진한 성과에 만족해야 했던 IPO 업계는 올해 초부터 잇따라 터진 악재에 울상을 짓고 있다. 작년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기업공개를 진행한 회사들의 공모액은 총 2조 7505억원으로 2017년의 34.5% 수준에 불과했다. 불과 1년 만에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그나마 조단위 공모금액의 홈플러스 리츠 상장이 올해의 기대주 중 하나였지만 상장계획은 허탈하게 철회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어급 회사의 상장철회는 시장 분위기를 바꿔놓을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면서 “이번 (상장철회) 건은 상장을 준비하거나 고민 중인 다른 회사들의 결정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